18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이용현 박사 연구팀은 몸 속에서 황달을 유발하는 물질인 빌리루빈을 항암약물 전달체로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주로 간에서 배설되는 빌리루빈은 적혈구와 세포 안 다양한 효소에 있는 ‘헴’의 최종대사물질이다.
간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빌리루빈이 배설되지 못하면 몸에 축적돼 피부가 노랗게 되는 황달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앞서 지난 5월 빌리루빈을 적절하게 조절하면 심혈관 질환이나 암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연구팀은 빌리루빈에 빛을 쪼여 배설을 촉진시켜 난치성 염증을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빌리루빈의 배설이 잘 이뤄지도록 돕는 물질과 결합시켜 나노입자로 만든 뒤 항암제인 독소루비신을(Doxorubicin) 선적시켰다.
이후 암 부위에 빛을 노출시키면 빛에 의해 빌리루빈이 와해돼 선적된 항암제가 암 조직을 공격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를 인간 폐암 동물모델에 적용한 결과 기존 항암치료 그룹에 비해 우수한 치료 효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부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방출, 치료해 독성을 크게 낮출 수 있어 항암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전상용 교수는 “약물전달시스템은 기존 합성의약품 기반의 항암 치료제에 비해 독성을 크게 낮출 수 있어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상용화가 어렵고, 잠재적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았다”며 “천연 물질인 빌리루빈을 사용해 독성이 없고 간단한 시스템으로 구성된 약물전달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상업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지난 3일 응용화학분야 학술지 '앙케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온라인판에 에디터 선정 가장 주목받는 화제의 논문(Hot Paper)으로 선정,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