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서의 포도당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저해, 혈당을 낮추는 물질(GSK5182)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전남대 최흥식 교수<사진>, 고려대 구승회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철호 박사, 서울대 박승범 교수 등은 공동연구를 통해 간에서 포도당 생성에 관여하는 전사조절 단백질인 이알알감마(ERRγ)와 결합해 활성을 억제하는 저분자물질 'GSK5182'를 찾아냈다
이 물질은 고혈당과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을 완화해 주고 특정 단백질에만 작용해 부작용이 적은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이 될 전망이다.
간의 포도당 합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ERRγ에 GSK5182가 결합하면 ERRγ의 활성이 억제되고 결과적으로 고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을 완화해 항당뇨병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 식욕조절 호르몬 유전자를 조작해 당뇨병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비만 생쥐에 GSK5182를 꾸준히 투여해 ERRγ을 억제한 결과, 공복 혈당이 거의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기존 당뇨병 제제는 혈당조절 면에서는 탁월하지만 당 대사를 근본적으로 조절하거나 특정 단백질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어서 저혈당이나 신부전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당 대사와 관련된 특정 단백질만을 타깃으로 하는 물질을 발굴하려는 연구가 활발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ERRγ의 발현을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물질을 찾아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 후보 물질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내분비학과 대사분야에서 저명한 국제학술지 '다이아비티스'(Diabetes) 온라인판에 실렸다.
◇GSK5182: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억제하는 상용 항유방암 물질을 변형시킨 물질로 ERRγ에 결합해 ERRγ의 전사활성만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알알감마(ERRγ): 간에서의 포도당 생합성에 관여하는 전사조절 단백질. 리간드와 결합하면 스스로 전사활성이 증가돼 포도당 합성관련 유전자가 발현되도록 돕는 핵호르몬 수용체. 아직 리간드가 밝혀지지 않은 고아(orphan) 수용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