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중 1명, '에이즈 치료시 20년이상 생존가능' 몰라
원희목 의원 "반인권적 몰상식 편견서 벗어나자"
에이즈는 더 이상 '죽음'을 부르는 불치병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인 점을 감안, 우리 사회도 이제 반인권적 몰상식한 편견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에이즈를 질병의 하나로 바로 보고 함께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원희목 의원(한나라당)은 5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국감자료로 제출받은 '에이즈에 대한 지식, 태도, 신념 및 행태 조사'에 따르면 에이즈는 이제 치료제(현재 30여개)의 개발로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서 타인에게 전염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여전히 '사회에서 격리'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프랑스 사람들의 인식보다 6배나 많다. 그것도 프랑스는 20년 전에 조사한 자료이다. 그래서 에이즈 환자는 사회와 격리된다. 3명 중 1명은 가족과도 단절된다. 직장에서 떠나고 2명 중 1명은 50만원 미만의 최저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에이즈에 대해 국민 3명 중 1명이 '에이즈도 치료하면 2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걸리면 곧 죽는 병이라는 공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국민의 에이즈 인식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감염인들에 대한 차별의식도 수년간 제자리이다. 외국과 비교해 차별의식이 현격히 높으며 그것도 십 수년 전 선진국의 몇 배나 된다.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35.5%)'는 프랑스의 6.3배, 벨기에의 7.5배나 된다. 직장에서 추방해야 된다는 의견은 2009년에도 2002년 31.8%와 비슷한 수준인 28.5%이며 2006년의 영국(8%)보다 3.6배나 높았다.
하지만 에이즈 감염자들을 감염기간(확진일로부터 현재까지의 기간)별로 분류해 본 결과, 6292명 중 확진일로부터 5년 이상 10년 미만인 사람들이 2518명, 40%로 가장 많았다.
감염기간이 10년 이상 된 사람은 978명(15.5%)인데, 10년 전인 2001년까지의 감염인 수 1607명의 60.8%에 달한다. 따라서 10년 이상 전에 감염된 사람 10명 중 6명이 생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년 이상 생존한 사람은 59명(20년전 감염인은 170명으로 이들 중 35%가 생존)으로 나타났다. 암생존율 60%(2008년)보다 높다.
특히, 20년 이상 생존자 59명 중 최장기간 생존자 10명에 대한 확진 연도를 살펴본 결과, 1986년 29세에 감염사실이 확인된 이후 55세까지 26년째 생존해 있다. 24년 생존자는 4명, 23년 생존자는 2명, 22년 생존자는 3명이다. 이들 10명 중 현재 최고령은 62세며 22년이 지났다.
20년 이상 생존자와는 별도로, 현재 최고령 감염인의 나이는 84세며 4명이 생존해 있다. 이들의 확진 연도는 각각 2003년, 2007년, 2006년, 2010년이다. 우리나라 2010년 평균수명 79세(남자 76세, 여성 83세)보다 5살이나 많다.
에이즈 감염인들의 월 평균 소득수준은 48.9%가 정기수입이 없거나 50만원 미만이었으며, 100만원 대 25.8%, 50∼99만원 10.6%, 200만원 대 8.3%, 300만원 이상이 6.3%였다. 실제로 감염인들이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2009년 기준 생존 감염인의 20% 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원 의원은 "에이즈 감염인들의 경우,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음에도 사회적 차별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는 것은 인권의 큰 문제"라며, "선진국은 감염인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은 물론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는 사회정책과 결합해 실행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정책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장 생존자 10명을 보면 30대 이전에 감염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라며, "정부는 향후 에이즈 수검률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