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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2021-01-25 오전 11:23:00

“알레르기 비염은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카펫 침대 등 서구식 실내 환경이 주요 원인
적극적 치료 통해 만성화 예방 및 호전 가능

“이비인후과를 찾아온 많은 환자들이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들 중 50~60% 이상이 알레르기 비염이고, 나머지는 비알레르기 비염, 만성 부비동염 등의 다른 비부비동 질환으로 진단됩니다. 이는 알레르기 비염과 다른 비부비동 질환의 증상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증상은 비슷하지만 치료 방법이 다르므로 진료, 검사 등을 통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4대 증상은 코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증이다. 집먼지진드기, 고양이 털이나 개의 비듬, 바퀴벌레, 누룩곰팡이, 나무 꽃가루 등 외부 항원(생체 내 면역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물질)이 코에 들어오면 점막에 염증 반응이 과민하게 나타나면서 몇 초 내에 가려움증이 발생해 발작적인 재채기를 하게 된다.

맑은 콧물이 흘러나오다 코막힘이 생기는 것이 증상의 일반적인 알레르기 비염의 진행 과정이다. 재채기와 맑은 콧물은 대개 아침에 심하다가 오후가 되면서 감소하며 대신 코막힘 증상이 지속된다.

김지희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도시화의 영향으로 실내 환경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알레르기 비염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다”면서 “집먼지진드기 등 원인물질을 피하고 나서도 증상이 계속될 경우 전문의 진료를 받아 적극 대처하는 것이 만성화를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팀이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20년 사이 국내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의 특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국제학술지 ‘알레르기, 천식, 임상면역학’에 등재), 집먼지진드기의 한 종류인 세로무늬먼지진드기를 알레르기 항원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약 63%에서 73%로 증가했다.

또한 실내 항원으로 인해 증상이 심해지는 눈, 코 가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약 32%에서 41%로 많아졌다.

김 교수 연구팀은 1990년대(1994년)와 2010년대(2010~2014년)에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하는 피부단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 각각 1447명과 3388명의 특징을 분석했다.

우선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 대비 1990년대 1.41배에서 2010년대에는 1.78배로 비율이 더 커졌다. 1990년대에는 10대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가장 많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환자 수가 줄어든 반면 2010년대에는 20대 환자가 가장 많고 10대, 50대 환자가 뒤를 이었다.

“1990년대와 2010년대 모두 여러 항원 중에서도 집먼지진드기를 항원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 비율이 20년 전에 비해 최근 크게 높아졌는데, 집먼지진드기의 주요 종류인 세로무늬먼지진드기가 항원인 환자는 약 63%에서 73%로, 큰다리먼지진드기는 약 67%에서 70%로 증가했어요. 또한 바퀴벌레, 누룩곰팡이 등 집먼지진드기 외 실내 항원이 원인인 환자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졌고요.”

김 교수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단되면 약물요법이나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면역력을 기르는 설하면역요법 또는 피하주사면역요법 등으로 증상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회피요법이 있다. 실생활에서 항원을 완전히 피할 순 없겠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약물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가장 흔한 항원인 집먼지진드기의 주된 공급원은 매트리스, 베개, 이불, 카펫, 솜이 든 장난감, 직물 커튼 등이다.

두 번째는 약물요법이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표적 세포의 히스타민 수용체에 경쟁적으로 작용해 히스타민 결합을 막아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을 감소시킨다. 세 번째는 면역요법이다.

알레르기 항원을 환자에게 조금씩 양을 늘려 주입해 면역반응을 변화시켜 증상을 호전시키는 방법이다.

“코막힘의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며 비중격 만곡, 비용종, 만성 부비동염 등 다른 비강내 질환이 동반되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가려움증은 코뿐 아니라 눈, 목, 귀 등에도 생깁니다. 갑작스러운 온도변화, 찬 공기, 담배연기 등 비특이적 자극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은 만성적이며 심한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쉴 새 없이 나오는 콧물 때문에 휴지를 달고 살거나,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코막힘 때문에 밤잠을 설쳐본 사람은 그 괴로움을 알 것이다.

짜증, 우울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 일도 다반사다. 문제는 알레르기 비염뿐 아니라 비알레르기 비염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 구별이 어렵다는 것이다.

급성 비염은 매우 흔한 비강내 염증 질환이다. 재채기를 하지만 횟수가 비교적 적고 하루 종일 지속된다. 맑은 콧물보다는 끈끈한 콧물이 나오며 시간이 경과할수록 농성 콧물로 변하다가 1주일 정도 지나면 회복된다.

알레르기 비염에서는 볼 수 없는 발열과 전신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혈관운동성 비염은 재채기, 가려움증은 드문 반면 콧물이 주 증상이고 알레르기 반응 검사가 정상으로 나온다.

항히스타민제와 국소 스테로이드제의 효과가 좋지 않다. 호산구증다성 비알레르기 비염은 재채기, 가려움증이 가끔 있으며 콧물도말검사에서 호산구 증가가 보이지만, 알레르기 반응 검사는 음성을 보인다. 항히스타민제의 효과는 보통이며 국소 스테로이드제의 효과가 탁월하다.

글·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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