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는 여성이 많지만, 실제 위장질환은 남성에게 훨씬 많이 나타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 헬리코박터 및 상부위장관 연구학회가 2006년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40개 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 검진을 목적으로 방문하여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16세 이상의 검진자 2만5,536명을 대상으로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등 상부 위장관질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4가지 질환 모두에서 여자보다 남자가 2배 이상 높은 유병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실제로 지난 1년간 며칠 이상 상복부 동통이나 불편감을 느꼈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자에게서 49.3%(7,356명)로 여자 54.9%(5,565명) 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 증상에 대한 호소는 여성이 더 많이 하지만 실제로 위장질환은 남성에게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자에게서 위장질환의 유병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의 유병률이 남자에게 더 높고(2005년 16세 이상 성인에서 남자 61.9%, 여자 56.5%), 담배나 술이 위험요소로 작용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상부위장관 질환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 역류성 식도염은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체질량계수 조사 결과 비만을 뜻하는 25 이상이 남자는 36.8%로 여자의 22.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비만 인구 또한 남성에게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소화기질환 중에 역류성 식도염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에 대해 “역류성 식도염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률과 비례하는 다른 위장질환과 달리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이 그 보호인자로 알려져 있는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률이 낮아지는 현상과 과체중 증가로 역류성 식도염의 발병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65명의 위암 환자 중 47명(72.3%)이 조기 위암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3~2004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진단된 위암의 79.1%가 조기위암이었던 것과 비슷한 수치로 건강검진이 조기위암의 발견에 기여하고 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번 연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적극적인 제균 치료를 하고 있고, 건강 검진을 받는 인구도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위장질환의 패턴이 점차 변하고 있다”며 “역류성 식도염의 발병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