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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기 뇌 안개, 호르몬치료로 완화
에스트리올+프로게스테론 병용 치료 효과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이 흔히 호소하는 기억력 저하와 집중력 감소, 이른바 ‘브레인 포그(brain fog, 뇌 안개)’를 호르몬 치료로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에스트리올(estriol)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을 병용한 호르몬 치료가 폐경 여성의 기억력과 집중력, 사고 처리 능력 등 인지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

▲“단순히 참고 지낼 문제 아닐 수도”

폐경기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거나 집중하기 어렵고, 이전보다 생각하는 속도가 느려진 것처럼 느끼는 여성이 적지 않다. 이런 증상을 흔히 ‘브레인 포그’라고 부른다.

연구 책임자인 UCLA 헬스(UCLA Health) 종합 폐경 센터(Comprehensive Menopause Center)의 신경과 전문의 론다 보스쿨 박사(Dr. Rhonda Voskuhl)는 “에스트로겐(estrogen)이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많은 여성이 폐경기에 경험하는 인지 증상을 구체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승인된 호르몬의 종류와 용량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은 브레인 포그를 그저 참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신경과학적 근거가 있는 현상이며 이를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러한 치료 공백이 에스트리올을 보다 면밀히 연구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자연적 증가하는 ‘에스트리올’에 주목

이번 연구에서 주목한 에스트리올은 에스트로겐의 자연적인 형태 중 하나로, 특히 임신 중 체내에서 많이 생성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에스트리올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폐경 증상 치료에 사용돼 왔다. 또 미국에서 호르몬 치료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에스트로겐인 에스트라디올(estradiol)과는 뇌에서 작용하는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특성이 다르다.

다만 현재 에스트리올은 미국 식품의약국(FDA·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승인을 받지 않았으며, 미국에서는 조제 의약품(compounded medication) 형태로만 이용할 수 있다.

앞선 연구에서는 에스트리올이 뇌세포 보호에 관여하고,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hippocampus)의 위축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1년 치료 후 집중력·기억력 등 개선

연구진은 이번 예비 연구(pilot study)에서 평균 연령 53세인 폐경 여성 20명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에스트리올과 프로게스테론을 병용한 호르몬 치료를 1년간 받았으며, 연구진은 치료가 브레인 포그와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치료 후 참가자들이 느끼는 브레인 포그 증상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집중력뿐 아니라 작업 기억(working memory), 정보 처리 속도(processing speed), 언어 기억(verbal memory), 문제 해결 능력에서도 개선이 보고됐다.

암컷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에스트리올을 투여받은 생쥐에서는 해마의 퇴행이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뇌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에서도 더 나은 수행 능력을 보였다.

▲‘예비 연구’…치료 효과 확정 일러

다만 이번 결과만으로 에스트리올이 폐경기 브레인 포그의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가 20명에 불과한 소규모 예비 연구이기 때문이다. 연구진 역시 에스트리올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에는 더 많은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뇌 영상 검사와 객관적인 인지 기능 검사를 포함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폐경기 브레인 포그가 있다면 에스트리올을 복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에스트리올의 인지 기능 개선 효과와 적절한 치료 대상, 용량 및 장기적인 안전성 등을 판단하려면 보다 충분한 임상 근거가 필요하다.

■폐경기 브레인 포그가 심하다면 이렇게

폐경 전후 기억력이나 집중력 변화가 느껴진다면 증상을 무조건 노화 탓으로 돌리기보다 수면 상태, 스트레스, 우울·불안 증상, 복용 중인 약물 등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호르몬 치료는 개인의 나이와 폐경 시점, 증상뿐 아니라 병력과 위험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폐경기 여성들이 경험하는 ‘브레인 포그’가 단순히 참고 견뎌야 할 불편함이 아니라 생물학적·신경과학적 변화와 관련된 증상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에스트리올과 프로게스테론 병용 치료가 실제 표준 치료로 활용될 수 있을지는 향후 더 큰 규모의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출처=UCLA, news release, Sept. 1, 2026< <이미지=chatgpt>

<이상현기자 gurumx@naver.com>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6-09-21,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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