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기존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경구 치료제를 승인했다. 혈액검사를 통해 암의 치료 내성 변이를 영상검사 상 진행이 확인되기 전에 찾아내고, 이에 따라 치료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첫 FDA 승인 사례다.
FDA는 진행성 유방암 치료제 엣카마(Etcamah·성분명 카미제스트란트(camizestrant))를 성인 환자 치료에 승인했다.
엣카마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 치료제로, 기존 항암제인 CDK4/6 억제제 세 종류 가운데 하나와 병용한다. CDK4/6 억제제는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를 차단하는 표적치료제다.
치료 대상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positive)이면서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음성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다. 특히 기존 내분비 치료 과정에서 ESR1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 유형의 유방암은 일반적으로 암세포가 이용하는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억제하는 내분비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그러나 치료가 이어지면서 암세포가 적응해 약제에 내성을 나타낼 수 있다. 대표적인 내성 기전 가운데 하나가 ESR1 유전자 변이다. 이 변이가 발생하면 에스트로겐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암세포가 계속 성장할 수 있다.
FDA에 따르면 전이성 유방암이 처음 진단됐을 때 ESR1 변이를 가진 환자는 5% 미만이다. 하지만 에스트로겐 차단 치료를 받던 중 암이 다시 진행한 환자에서는 그 비율이 약 40%까지 증가한다.
엣카마는 이러한 ESR1 변이로 치료 내성이 발생한 암을 표적으로 개발됐다.
이번 승인과 함께 FDA는 가던트360 CDx(Guardant360 CDx) 혈액검사도 허가했다. 이 검사는 혈액 속을 떠다니는 미량의 종양 유래 DNA, 즉 순환종양DNA(ctDNA)를 분석해 ESR1 변이를 찾아낸다.
특히 이번 승인은 영상검사에서 암의 진행이 확인되기 전에 혈액 속 ctDNA를 통해 치료 내성 변이를 발견하고 이를 근거로 치료제를 변경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FDA 종양학센터(Oncology Center of Excellence) 책임자인 안젤로 데 클라로(Angelo de Claro) 박사는 “영상검사에서 질병 진행이 나타나기 전에 순환종양DNA에서 치료 내성 변이를 발견하고 이를 근거로 암 치료제를 사용하도록 FDA가 승인한 첫 사례”라며 “다만 임상적 이점을 확증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에서는 엣카마로 치료를 변경한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16개월이었다. 기존 호르몬 치료를 그대로 유지한 환자는 9.2개월이었다. 중앙값은 전체 환자의 절반은 해당 기간보다 오래, 나머지 절반은 더 짧게 질병 진행 없이 지냈다는 의미다.
임상시험 연구자인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대학교(Emory University) 윈십 암연구소(Winship Cancer Institute) 종양내과 책임자 케빈 칼린스키(Kevin Kalinsky) 박사는 “암이 더 치료하기 어려운 상태로 진행할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질병이 진행하기 전 더 이른 시점에 치료 방향을 바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허가는 FDA의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제도를 통해 이뤄졌다. 가속승인은 중증 질환 치료제에 대해 최종적인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입증되기 전이라도 임상적 이점을 예측할 수 있는 초기 지표를 근거로 신속하게 허가하는 제도다.
이번에는 엣카마 투여 후 암이 다시 진행하기까지의 기간이 연장됐다는 결과가 승인 근거가 됐다. 다만 이것이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연장으로 이어진다는 점까지 입증된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개발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향후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엣카마의 임상적 치료 효과를 확증해야 한다.
[김민서 기자] als11tj@daum.net <이미지=chatgpt>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6-09-15,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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