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Merck)가 개발 중인 경구용 신약 ‘엔리시티드(enlicitide)’가 최신 임상시험에서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을 최대 60%까지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기존에 주사로만 투여할 수 있었던 PCSK9억제제를 알약 형태로 대체할 수 있는 첫 사례가 될 수 있어 큰 관심이 모인다.
▲주사 대신 알약 한 알로 PCSK9 억제
엔리시티드는 간에서 PCSK9 단백질의 기능을 차단해, 체내 LDL 콜레스테롤 제거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는 현재 사용 중인 리파타(Repatha), 프랄루엔트(Praluent)와 같은 PCSK9 억제 주사와 동일한 기전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심장 전문의 다니엘 소퍼(Daniel Soffer) 박사는 “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 좋다(Lower is better)”며 이번 연구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4주 임상에서 최대 60% 감소
이번 24주 임상시험에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속하는 성인 2,912명이 참여했다.
엔리시티드를 복용한 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LDL 콜레스테롤이 최대 60% 감소했으며, 부작용 발생률 또한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가격↓·편의성↑…“PCSK9 치료의 대중화”
머크 연구소 대표 딘 리(Dean Li) 박사는 “이 약을 아스피린처럼 누구나 쉽게 복용하는 시대를 만들고 싶다”며 “PCSK9 억제제의 대중화(democratize)를 실현할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PCSK9 단백질 구조는 작은 분자가 결합하기 어려워, 경구용 약물 개발이 수십 년간 난제로 꼽혀왔다. 머크 연구진은 10년 이상의 연구 끝에 항체 대비 약 100분의 1 크기인 원형 펩타이드(circular peptide) 기술을 이용해 이 한계를 극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이 향후 다른 주사제의 경구형 전환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더 큰 규모의 연구 진행 중…2027년 출시 목표
머크는 현재 1만 4,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LDL 감소가 실제로 심근경색·뇌졸중·사망률 감소로 이어지는지를 검증하는 대규모 임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2026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심장 전문의 크리스토퍼 캐넌(Christopher Cannon) 박사는 “결과가 계속 유지된다면 진정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엔리시티드가 FDA로부터 승인을 받을 경우 주사 없이 복용만으로 LDL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으며, 가격 부담을 줄이면서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을 꾸준히 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콜레스테롤 관리를 효과적으로 하는 법
-포화지방 섭취 줄이기: 삼겹살, 버터, 크림류는 LDL을 올릴 수 있어 주의
-식이섬유 섭취 늘리기: 귀리·보리·콩류·채소는 LDL 감소에 도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주 150분 이상 brisk walking 권장
-음주·흡연 줄이기: 특히 흡연은 혈관 손상과 LDL 증가에 직결
-정기적인 혈액검사: 약물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최소 1년에 1~2회 체크
<이상현기자 gurumx@naver.com>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5-12-05,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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