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안젤라 디미켈레(Angela DeMichele) 교수 연구팀이 유방암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치료 후 몸속에 숨어 있는 ‘잠든 암세포(dormant cancer cells)’, 일명 ‘슬리퍼 세포(sleeper cells)’를 찾아내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들 세포는 원발 종양에서 떨어져 나와 골수나 다른 조직 속에 오랜 기간 숨어 있다가, 몇 년 후 다시 깨어나 암을 재발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의학적으로는 ‘파종성 종양세포(Disseminated Tumor Cells, DTCs)’라 불린다.
디미켈레 교수는 “현재의 의료 시스템은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어 눈에 띄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재발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우리의 목표는 몸속에 잠복해 있는 암세포를 미리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된 소규모 1·2상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시험에는 고위험 유방암 환자 51명이 참여했으며, 평균 추적 기간은 3년이었다.
참가자 중 한 명인 일레아나 카시아노-바스케스(Illeana Casiano-Vazquez) 박사는 공격적인 유형인 삼중음성 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와 양쪽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 그녀의 5년 내 재발 확률은 약 25%에 달했다.
하지만 치료 후 연구팀이 골수에서 잠복 암세포를 발견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과 에버롤리무스(everolimus)를 투여한 결과, 6개월 후 골수 내 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
디미켈레 교수는 “치료 후 더 이상 잠복세포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이는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실질적 근거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3년 시점에서의 무병 생존율(disease-free survival)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단독 복용군 91.7% ▴에버롤리무스 단독 복용군 92.9% ▴병용 투여군 100%였다.
특히 잠복세포가 제거된 환자에게서 생존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7년 장기 추적 결과, 단 2명만이 재발을 경험했으며 이는 기존 통계치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였다.
카시아노-바스케스 박사는 “암이 다시 돌아올까 하는 두려움은 환자에게 큰 정신적 고통을 안게 된다.”면서 “이번 임상시험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에게도 ‘재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추진해, 이 방법이 다른 암 유형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생활 속 건강 팁(‘암 재발 예방’을 위한 실천 법)
▴정기 검진 유지: 수술과 항암치료가 끝나도, 정기적인 혈액·영상검사를 통해 미세한 변화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항염증 식단 유지: 채소, 과일, 통곡물, 생선 위주의 식단은 체내 염증을 줄이고 재발 위험을 낮춘다.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 호르몬은 면역기능을 약화시켜 암세포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
▴운동 습관화: 주 3~5회,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은 재발률 감소와 정신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
▴앞으로의 유방암 치료는 단순히 ‘보이는 암’을 제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암세포’까지 추적·제거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수많은 암 생존자에게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희망의 신호탄이다.
<이상현기자 gurumx@naver.com>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5-11-07,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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