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개국의 주요 과학자와 윤리학자들은 지난 13일 인간의 난자나 정자, 혹은 배아의 유전자 편집(gene editing)에 대한 세계적 차원의 중단 조치를 요구했다. 이러한 유전자 편집은 유전적으로 변경된 아이의 탄생이 초래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한 연구자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가 편집된 쌍둥이가 출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구촌에서는 유전자 편집 쌍둥이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당 연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원하는 특성을 갖는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배아를 수식하는 이른바 ‘디자이너 베이비(designer babies)’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과학자들과 윤리학자들은 난자나 정자 같은 생식세포(germline cells)의 유전적 변경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유전적 변경은 다른 사람에게 유전될 수 있으며, 인류에 대한 영구적이고 잠재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Nature 저널 온라인 판 3월 13일자에서 이러한 기술이 어떻게 사용돼야 하는가를 규정하는 국제적인 원칙을 각국이 도출할 수 있을 때까지 세계적으로 일시적인 중단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명의 탄생으로 이어지지 않을 연구 목적으로 배아에 가해지는 유전자 편집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관리 시스템은 인류를 재설계하려는 가장 위험한 계획 앞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세대에게 유전자 변형을 가하려는 시도는 인류에 대한 영구적이고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한 연구들은 이른바 체세포(somatic cells) 편집에 기반한 유전자요법 분야에서 많은 제약회사와 과학자들이 수행하고 있는 연구들과는 다르다. 체세포 편집은 질병을 교정하여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주지만, 그러한 유전자가 후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원장을 맡고 있는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는 이 저널에 게재한 서한에서 그러한 관행에 대한 금지는 즉각 효력을 발휘해야 하며, “그러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지 여부, 그리고 어떤 조건 하에서 진행돼야 할지”를 결정할 국제적인 규칙을 각국이 약속할 때까지 금지 조치가 유지돼야 한다는 데 “NIH는 강력히 동의한다”고 밝혔다.
콜리스 박사는 “지놈 편집 기술이 막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많은 과학적ㆍ윤리적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