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이 류머티스 관절염 발생 위험을 13% 가량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에서 나온 이 증례대조 연구의 논문은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 온라인 판 8월 18일자에 개재됐다.
스톡홀름에 있는 카롤린스카연구소 환경의학연구소의 세실리아 오렐라나 박사팀이 수행한 이 연구는 모유수유의 의미 있는 보호효과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의미는 없지만, 모유수유의 기간이 길수록 용량-반응과 같은 보호효과를 보이는 경향을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경구용 피임약 사용과 류머티스 관절염 발생 사이에, 특히 항-시트룰린화 단백질 항체(ACPA)에 양성인 류머티스 관절염 사이에 반비례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ACPA 양성은 관절염의 증상이 더 심각할 수 있다. 경구 피임약을 사용한 적이 있는 여성들은 전혀 사용한 적이 없는 여성들에 비해 류머티스 관절염 발생 위험이 13% 더 낮았다.
현재 경구 피임약을 사용하고 있는 여성들은 그런 위험이 15% 더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중앙값 7년 이상 경구 피임약을 투여한 여성들은 위험이 19% 더 낮았으며,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다.
경구 피임약을 사용한 적이 있는 경우 그러한 연관성은 ACPA 음성 류머티스 관절염에 대해서는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흡연 기간과 알코올 소비를 보정한 후에 ACPA 양성 류머티스 관절염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미가 있었다.
연구팀은 경구 피임약을 사용한 적이 없는 경우와 흡연 사이의 상호 작용을 관찰했는데, 이는 사용한 적이 있는 여성들보다 사용한 적이 없는 여성들에서 류머티스 관절염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팀은 “경구 피임약 미사용과 흡연 사이의 의미 있는 상호작용은 흡연과 관련된 ACPA 양성 류머티스 관절염 위험이 경구 피임약을 사용한 적이 있는 여성들보다 사용한 적이 없는 여성들에서 더 높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흡연과 경구 피임약 사용은 모두 정맥 혈전성 사고(VTE)에 대한 성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VTEs의 과거력을 가진 여성들은 의사들에 의해서 경구 피임약 사용이 권장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 모두 류머티스 관절염이 각기 다른 위험인자 패턴을 가진 2개의 각기 다른 질병 실체라는 생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Swedish Epidemiological Investigation of Rheumatoid Arthritis(EIRA)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여기에는 1996년부터 2014년까지 18세 이상 여성들이 포함됐다. 이번 연구의 영입 당시 평균 연령은 약 51세였고, 경구 피임약의 중앙값 평균 사용 기간은 7년이었다.
ACPA와 류마티스인자(RF) 같은 류머티스 관절염 항체를 체크하기 위해서 혈액 샘플이 수집됐다. 환자 가운데 66.5%는 ACPA 양성이었다. 설문조사를 통해서 연구 대상자의 피임 사용, 출산 경력, 모유수유, 교육 정도, 생활습관 등이 파악됐다.
EIRA 코호트에는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된 여성 2,809명과 일반인에서 무작위로 선발한 대조군 5,312명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EIRA 코호트로부터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2,578명과 대조군 4,129명을 영입시켰다. 그 중 관절염 그룹에 속한 884명과 대조군 1,949명이 2006년과 2014년 사이에 1명 이상의 자녀에게 모유수유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