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계층의 생계형 체납으로 인해 오는 2007년 체납액이 건강보험재정의 10%인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억 이상 재산가의 보험료가 2~5만원 불과한 사례도 있어 건강보험료의 누진 적용 등 소득과 재산을 고려한 새로운 부과 방식을 고려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자료를 입수하여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매년 평균 25만 세대가 체납하며 올해 6월 2백만 세대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올해 6월 누적 1조3,511억원이 체납돼 평균 매년 2,593억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평균보험료 수준인 월 5만 원 이하 체납세대가 전체 체납세대의 80%를 차지하고, 체납금액의 70%에 이르고 있어 전형적인 저소득 서민층의 생계형 체납이 건강보험 체납의 주된 원인임을 보여주었다.
이 같은 현상은 건강보험 통합 이후 꾸준히 심화되고 있는데, 세대별 체납 평균 금액도 2002년 연간 53만1천원에서 올해 연간 62만6천원으로 9만5천원 증가해 저소득층의 보험료 납부 부담이 증가하는 것이다.
반면, 100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내던 10억 이상의 재산가가 지역가입자에서 직장가입자로 자격을 바꾸어 2~5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례도 있다.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을 모두 고려해 보험료를 부과하지만, 직장가입자는 소득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의 보험료 체납이 향후 건강보험재정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험료 납부 체계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저소득층의 보험료 체납을 ‘탕감’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보험료 부과 체계를 개선함으로써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을 덜고 건강보험재정의 안정화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은 “이같은 현상은 사회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저소득층의 생계형 체납의 증가 때문”이라며 “저소득층의 보험료를 경감하고 고소득자의 보험료를 늘리는 누진 적용 방식 도입 등 보험료 부과 체계를 개선하여 건강보험재정의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용균] 기사입력 2005-09-2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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