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표준진료지침' 개발을 위한 노력에 소홀하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해 4~6월 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의료기관평가인증원 등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비롯해 16건의 감사결과를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표준진료지침(Critical Pathway)은 특정 진단이나 치료에 대한 표준화된 진료계획이다. 의료인에게 효과가 입증된 치료 방법을 제시해 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한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2005년 환자가 합리적 비용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표준진료지침을 개발해 보급키로 했지만 현재까지도 담당부서나 전문기관조차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이 서울대병원이 자체 개발한 163개 표준진료지침 중 '복강경 담낭 절제술' 등 3개를 선정해 전국 525개 병원의 진료내역과 비교한 결과 서울대병원의 평균 입원일수가 2.5일 적고 급여진료비용은 42만원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3개 지침을 전국 병원에 적용할 경우 연간 272억여원의 진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감사원은 추정했다.
감사원은 복지부가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려는 노력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환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의료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작용 발생률, 비용 대비 효과 등 충분한 정보 제공이 필요한데 복지부는 '의료법 시행규칙'에 환자가 의료인으로부터 질병상태 등을 듣고 물어볼 수 있다고 선언적으로만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2004~2012년 의료분쟁 관련 법원판례와 한국소비자원의 2011~2013년 분쟁조정결정에서 배상 결정이 내려진 484건을 검토한 결과 133건이 환자의 알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데 따른 것이었다.
감사원은 또 복지부가 의료사고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기 위한 노력에도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등 많은 국가에서는 의료사고 실태를 조사해 의료오류에 대한 보고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환자안전관리에 필요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데 복지부는 실태조사를 수행할 환자안전 전담기구조차 지정하지 않고 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감사원은 5개 공공의료기관이 급여 진료비를 비급여로 처리해 환자 본인부담금을 과다 징수하는 등 2012년 환자 13만명으로부터 23억원을 부당 징수한 사실도 적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