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에 혈중 키스펩틴(kisspeptin)의 수치가 낮은 여성에서 유산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를 주도한 영국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의 알리 아바라 박사는 “유산 증상이 전혀 없는 여성에서 단 한번 키스펩틴 검사를 했을 때도 동시에 측정한 hCG 수치에 비해 유산 위험을 보다 더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21일 국제내분비학회 및 미국내분비학회 합동 학술대회(ICE/ENDO 2014)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아바라 박사는 임신 초기의 혈장 키스펩틴 검사가 무증상 여성에서 임신 26주 전에 유산 위험을 확인할 수 있음을 자신들의 연구가 처음으로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일리노이대학교 어배너-섐페인의 앤 나둘리 박사는 “임신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판정하는 데는 현재 일련의 hCG 측정이 이용되고 있다”면서 “건강한 임신 여부를 알려줄 수 있는 또 다른 마커를 우리가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유산은 5건의 임신 중 1건에 영향을 미치는데, 대부분이 임신 초기에 발생하며 종종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나 통증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아바라 박사에 따르면 생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키스펩틴은 태반에서 발견되며 태반 발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임신 중의 키스펩틴 수치는 임신하지 않는 여성의 그것보다 수천 배까지 올라가 있다.
아바라 박사팀은 흔히 유산이 비정상적인 태반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임페리얼 컬리지 산부인과에서 첫 산전진단을 받은 임신부를 대상으로 키스펩틴 수치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유산 증상이 없는 993명의 임신부를 등록시켰다. 이들의 평균 임신 기간은 11.2주였다. 임신 결과는 전향적으로 기록됐다.
그 결과 연구를 모두 마친 대상자 949명 중에 50명이 나중에 유산을 했고 899명이 그렇지 않았다.
유산하지 않은 임신부에 비해 유산한 임신부의 키스펩틴 수치는 60.4% 더 낮았고 hCG 수치는 36.1% 더 낮았다. 키스펩틴 수치는 hCG보다 유산을 더욱 잘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바라 박사는 “이러한 검사는 아직 연구 단계에 있다”면서 “향후 연구에서는 혈중 키스펩틴 수치가 낮은 여성에 대한 감시를 개선하는 것이 유산 예방을 위해 개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