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주름의 개선에 사용되는 ‘보툴리눔 독소(BTX)’를 한번 주사했을 때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
독일 하노버의과대학 연구팀은 보툴리눔으로 감정에 관여하는 안면 근육을 치료했을 때 우울 증상들이 완화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를 시행한 틸만 크루거 교수는 미국정신과학회의 2014년도 학술대회에서 “우리의 감정은 안면 근육으로 표현되고, 그런 다음 뇌로 피드백 신호를 보내 그런 정서를 보강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분의 긍정적인 효과는 미간의 찌푸림 선 때문에 BTX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에서 관찰됐다. 이전의 한 증례 연구는 그런 치료 후에 우울증이 완화되거나 개선됐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 크루거 박사팀은 주요 우울증의 보조요법으로 BTX 주사에 대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을 실시했다.
그에 따르면 시험에는 만성 및 치료 저항성 우울증 정도가 높은 30명의 환자가 등록됐다. 환자들은 무작위로 배치되어 BTX 주사나 식염수(위약) 주사를 받았다.
이 연구의 일차 엔드포인트는 16주 연구기간 동안 일어난 우울 증상의 변화였는데, 17개 항목의 Hamilton Depression Rating Scale(HAMD17)로 측정됐다.
주사 6주 후에 BTX 그룹에서는 HAMD17 점수에서 평균 47.1% 감소가 나타난 반면 위약 그룹에서는 그 수치가 9.2%였다.
연구팀은 그 효과의 크기가 연구 말기에 훨씬 더 컸으며, 치료 의존성 임상 개선 역시 Beck Depression Inventory와 Clinical Global Impressions Scale에 반영됐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보툴리눔 독소로 미간 부위를 한번 주사했을 때 이전에 약제로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던 환자들에서 강력하고 지속적인 우울증 완화 효과가 곧바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면서 “이는 안면 근육계가 기분 상태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조절한다는 개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