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가 약물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간질 환자의 발작 횟수를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의료기기를 승인했다.
‘RNS 스티뮬레이터(RNS Stimulator)’라고 불리는 이 기기는 두피 아래의 두개골에 매식되는 소형 신경자극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신경자극기는 한 두 개의 전극에 연결되어, 발작이 뇌의 표면이나 뇌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부위에 설치하게 된다.
FDA 관계자는 “이 신경자극기는 뇌의 비정상적인 전기 활성을 검출하고, 이에 반응하여 환자가 발작 증상을 일으키기 전에 미리 뇌 활성을 정상화시키는 전기 자극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간질은 정신적 기능과 육체적 기능에 다양하게 영향을 주는 발작을 일으킨다. 발작은 뇌의 신경세포 덩어리가 비정상적으로 신호를 보낼 때 발생하는데, 이 때 사람의 의식이나 동작, 행동을 잠시 변화시킬 수 있다.
간질재단(Epilepsy Foundation)에 따르면 간질은 약 3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과 뇌졸중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신경장애이다. 간질 환자의 약 40%는 심각하여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발작을 경험하게 된다.
FDA의 이번 승인은 약물에 저항하는 간질을 가진 환자 191명을 대상으로 한 3개월 무작위 대조 시험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연구는 매식된 신경자극기를 3개월 동안 켜둔 환자들의 경우 한 달에 평균 발작 경험 회수가 약 38% 감소한 데 비해서 신경자극기를 꺼둔 환자들의 경우는 약 17% 감소했음을 보여주었다.
3개월이 지나서 보다 전형적인 환자 반응을 반영하는 발작의 평균 감소는 신경자극기를 켜둔 경우 34%, 신경자극기를 꺼둔 경우 17%였다. 시험기간 동안 신경자극기를 켜둔 환자의 29%는 전체적인 발작 경험 횟수를 50% 이상 감소시킨 데 비해 신경자극기를 꺼둔 환자에서는 그 비율이 27%였다.
이중맹검 방식을 적용하지 않고서 2년 동안 추적관찰한 기간 동안에는 발작 횟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음을 데이터가 보여주었다.
RNS 스티뮬레이터를 매식한 환자들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서도 안 되고, 투열요법 치료나 전기충격요법(ECT), 경두개자기자극(TMS)을 받아서도 안 된다. 기기를 꺼둔 상태에서도 이런 시술을 받는 동안 생성되는 에너지가 신경자극기로 전달되어 영구적인 뇌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