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약물 사용에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사실은 식약청이 고령화시대를 대비하여 노인 환자에서의 적절한 약물 사용 방안을 마련하고자 외부용역으로 실시한 “노인환자의 약물사용 현황 분석 및 적절성 연구”에서 밝혀졌다.
연구책임자인 오정미(서울대) 교수는 2003년 1월부터 12월까지 국내 2차, 3차 의료기관에 입원(4519명)하거나 외래진료(20,575명)를 받은 65세 이상의 환자에 처방된 약물현황을 분석한 후, 미국과 캐나다의 노인병 학자와 약물학 전문가들이 개발한 Beer’s criteria를 이용하여 적절성을 평가하였으며, 약물상호작용 연구를 위한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이 결과 노인환자는 장기치료를 요하는 만성질환이 많고 신체 노화로 인한 생리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노인환자에서의 합리적인 약물사용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즉,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여러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으며, 노인성 질환의 치료약물이 다빈도로 사용되었다. 약물사용의 적절성 면에 있어서, 남자에 비해 여자가 위험도가 높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위험성이 있는 약물을 사용할 위험이 커지며 처방 약물수가 많아질수록 그 위험도는 급격히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상병 중에서는 뇌경색, 위염 등이 위험인자로 분석되어 뇌경색의 상병을 가지고 있으면서 여러 약물을 다수로 복용하는 나이가 많은 여성의 노인환자에서 약물사용을 가장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결과 입원환자의 입원기간동안 처방받은 약물의 수는 평균 18.0±13.7개로, 남녀간 큰 차이는 없었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약물을 처방받는 경향을 보였다.
ATC 분류기준에 의한 약물의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입원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사용된 약물은 소화기계약물(90.4%)이었으며, 노인환자들의 특성상 신경안정제나 마약성진통제 등의 신경계약물(77.5%), 항균·항생제(63.4%), 심혈관계약물(63%), 호흡기계약물(50.0%)이 그 뒤를 이었다.
세분화하여 분석한 결과, 소화기계 약물로는 제산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67.8%), 진정제와 항콜린성 약물(51.8%)도 많이 사용되었다.
혈액/조혈기관계 약물로는 항혈전제 약물이 33.6%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고, 심혈관계약물에서는 강심제(29.2%)와 칼슘채널차단제(33.4%)의 비율이 높았다. 또한, 항생제(62.1%) 및 호흡기계약물로는 감기증상에 사용하는 약물(34.5%)의 처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외래환자의 경우는 평균적으로 처방된 약물의 수는 5.8±5.6개였고, 한 약물이 처방된 환자는 21.3%, 2-4개의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는 33.0%를 차지하였다.
전체 노인환자 20,575명 중 11,352명(55.2%)이 소화기계 및 대사관련 약물을 처방받았으며, 심혈관계약물(30.5%), 신경계약물(30.4%), 근육-골격계 약물(28.4%), 혈액 및 조혈 기관 관련 약물(26.0%)이 뒤를 이었다.
전체 외래 노인환자의 약 반 정도가 소화기계 및 대사관련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고, 특히 제산제, 위궤양 치료제 등의 사용이 많았다. 심혈관계약물 중에서는 칼슘채널차단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신경계 약물로는 항정신병약물, 항불안약, 수면진정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근육-골격계 약물 중에서는 항염증, 항류마티즘 약물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었다.
혈액 및 조혈기관계 약물에서는 항혈소판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적절성 평가를 한 결과 입원환자의 경우 Beer's criteria를 적용하여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환자 4,519명 중 2,592명(57.3%)의 환자에서 지침에 언급된 약물이 처방되었으며, 그 개수는 평균 1.0±0.2이었다. 전체 환자의 20.5%에서 자극성 변비약 bisacodyl이 처방되었는데, 이 지침에서는 노인환자에게 자극성 변비약을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장관 기능저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자극성 변비약이 아닌 변비약을 추천하고 있다.
또한, ketorolac은 입원한 노인환자의 17.0%에서 처방되었는데 ketorolac을 노인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위장관의 병리학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노인환자에서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입원환자는 환자 개개인의 질환 및 그 상태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의료진의 전문적 진료와 모니터링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약물사용이 부적절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외래환자는 조사대상 환자 20,575명 중 5,729명(27.8%)의 환자에서 Beer's criteria에 언급된 약물이 한 번 이상 처방되었으며, 평균 1개였다. 작용시간이 긴 진정, 수면약물인 benzodiazepines이 처방된 경우가 1위를 차지하였고 amitriptyline, naproxen을 2주 이상 처방받은 경우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의 발생여부나 입원기간의 연장여부는 후항적인 연구방법의 한계와 조사 대상환자 수가 너무 많아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여러 임상연구결과에 의하면 이런 약물은 신체기능이 저하된 노인환자에서는 부작용 발생의 위험이 높은 약물로 안정성이 인정된 약물로 대체하여 치료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약물사용의 적절성 면에 있어서, 남자에 비해 여자가 위험도가 높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위험성이 있는 약물을 사용할 위험이 커지며 처방 약물수가 많아질수록 그 위험도는 급격히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상병 중에서는 뇌경색, 위염 등이 위험인자로 분석되어 뇌경색의 상병을 가지고 있으면서 여러 약물을 다수로 복용하는 나이가 많은 여성의 노인환자에서 약물사용을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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