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의료진 유료연수사업에 국내 5개 대형병원 참여
킹파드왕립병원(KFMC)-삼성서울병원, 뇌조직은행 구축협약
대한민국의 의료기술과 의료정보기술(IT)시스템이 북미와 유럽의 세계적인 병원과 업체들을 제치고, 중동 보건의료시장의 핵심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에 본격 진출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2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한국 측과 사우디아라비아왕국 보건부 간에 보건의료 3개 협력분야의 구체적인 협력사항에 대해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양국 보건부는 올 4월 사우디 보건부장관(압둘라 알 라비아, Abdullah Al Rabeeah) 방한 시 진영 복지부장관과 '의료인 교육·연수프로그램' 등 보건의료 6개 분야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간 5개월간 상호 실무협상을 통해 우선 3개 분야의 세부적 범위와 방법을 정해 시행키로 확정했다.
우선, 한국 측이 사우디 국가 보건의료정보화 프로젝트 이행을 사실상 수행하기로 양국 장관이 합의했다. 진영 복지부장관과 사우디아라비아왕국 보건부장관(압둘라 알 라비아)은 양자 면담 직후, '양국의 실무진간에 합의하고 정해진 의료IT 시행협약을 합의의사록 서명 후 2개월 이내에(사우디 보건부의 법률 검토가 마무리되는 즉시) 체결키로 합의하는' 내용이 반영된 '합의의사록'에 서명했다.
이처럼 사우디가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그 시스템에 맞춰 진료프로세스, 운영노하우 등 병원문화 전반을 개선하는 것으로서 한국의 병원 문화의 이전(twinning)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사우디 의사가 미국, 캐나다, 프랑스에 이어 전(全) 세계 4번째로 한국에서 유료 연수를 받는 시행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국내 5개 의료기관(삼성서울·서울대·서울성모·서울아산·연세대세브란스병원)이 내년 3월부터 10년간 사우디 의사 1인당 1개월 기준 US 3000달러를 지불받고, 펠로우쉽 과정·단기 연수과정 등을 제공한다.
양국 보건부는 향후 사우디 내 한국 의료홍보회 및 연수설명회를 공동개최해 연평균 100명의 사우디 의사가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로써 '미네소타 프로젝트(Minnesota Project)'로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받았던 우리나라가 반세기만에 '의료 멘토국'으로 부상하게 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는 최초의 국가간 의료기술 수출사업으로서 그간의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한 개도국 기술이전사업에서 나아가 새로운 산업의 영역을 개척한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사우디 의료기관간 쌍둥이 프로젝트(Twinning Project*)가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삼성서울병원과 킹파드왕립병원(KFMC)이 뇌조직은행(Brain Tissue Bank) 구축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2015년까지 삼성서울병원은 KFMC에 뇌조직은행 시설과 장비를 구축하고 KFMC 의료진 교육, 컨설팅 및 기술이전을 하게 된다. 이를 조속히 시행하기 위해 양국 보건부장관은 사우디의 10월 하지(hajj)기간 직후에 바로 뇌신경분야 인력에 대한 교육연수를 즉시 시행키로 했다.
한편 진영 장관은 알 라비아 장관과의 양자 면담을 통해 총 6개 분야 중 3개 분야 협력에 대한 진행상황과 중간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협력의 공고화 및 확대에 대한 양국의 이행의지를 확인해 이를 양국 장관간 제2차 합의의사록으로 서명하고 공동 발표했다.
진영 장관은 양자면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의료의 가치를 사우디와 나누어 가짐으로써 의료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양국 보건부간 진정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파트너십의 관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또 "이번 합의 성과를 발판으로 삼아, 보건의료산업을 향후 50년을 책임질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호원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장은 "중동의 중심 국가이면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사우디와 3개 보건의료분야 세부계획 시행에 합의함으로써 사우디 뿐 아니라 향후 중동 전체로 한국 의료가 본격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현재 사우디 외에도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UAE와의 협력이 진행 중으로 사우디와의 협력 성과가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