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관리센터(CDC)가 공급한 실험용 항생제의 도움으로 2명의 어린이가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에 의해 유발된 치명적인 감염증으로부터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DC는 원발성 아메바 수막염(PAM)의 증례를 치료하는 데 이용되는 항생제 밀테포신(miltefosine)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라벨의 자차리 레이나(12세, 여자)가 다른 약물과 함께 그 항생제를 투여하고 나서 PAM 감염증에서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나온 후 불과 하루만의 일이다. 이 아이의 의사들은 지난 7월 PAM에 감염된 아칸소주 벤톤의 캘리 하디그(12세, 여자)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알려진 투약 전략을 빌려 레이나를 치료했다.

CDC는 이 두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된 밀테포신을 제공했다.

PAM은 따뜻한 담수와 온천에서 번식하는 자유 생활 아메바(free-living ameba, FLA)인 Naegleria fowleri로 인해 발생한다. 레이나는 수로에서 니-보딩(knee-boarding)을 한 후 아메바에 감염됐으며, 하디그는 온천수가 흐르는 워터파크에서 수영을 한 후 감염됐다.

PAM은 거의 언제나 치명적이었다. 1962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에서 알려진 128건의 PAM증례 중 1978년에 단 한 명만이 살아남았다.

레이나의 회복은 지금 막 시작됐으며, 그 아이의 상태는 여전히 위험하다. 그의 아버지는 검사 결과 아메바의 활성이 음성으로 나타났지만 감염증 자체가 이미 아이의 뇌를 광범위하게 손상시켰다고 전했다.

CDC에 재직하고 있는 역학자인 제니퍼 코프 박사는 “우리는 이 12살 짜리 소녀를 생존자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점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아이는 다시 걷고 말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제조되는 밀테포신은 모래파리에 의해서 전파되는 치명적인 감염증인 레슈마니아증(eishmaniasis)을 치료하기 위해 다른 여러 나라에서 시판되고 있다. 캐나다의 한 제약회사는 이 감염증 치료를 위해 그 약물을 허가해 주도록 미국 FDA에 요청했다. 다른 항생제와 항진균제를 병합했을 때 밀테포신은 육아종성 아메바성 뇌염(granulomatous amoebic encephalitis, GAE)이라고 불리는 다른 FLA 감염증을 가진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놓았다. 이 감염증은 Balamuthia mandrillaris와 Acanthamoeba에 의해서 유발된다.

그러나 밀테포신이 ‘특효약(magic bullet)’은 아니라고 코프 박사는 지적했다. 다른 항생제들과 함께 처방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디그와 레이나의 경우 밀테포신은 암포테리신B(amphotericin B), 리팜핀(rifampin), 플루코나졸(fluconazole),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과 함께 투여됐다. 의사들은 또 하디그의 경우 뇌부종을 줄이기 위해 체온을 정상 이하로 낮춰야 했다.

CDC 관계자는 “밀테포신이 내약성이 우수하다”며 “가장 흔히 보고된 부작용은 오심 및 구토와 같은 위장관 증상”이라고 밝혔다.

환자가 N fowleri 또는 다른 FLA에 의해 감염됐다고 의심되는 의사들은 CDC의 FLA 전문가에게 연락해서 진단, 검체수집, 지침, 치료권고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