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보정 수명 1년에 3200만원 소요
 

만 12세 여아에게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을 국가 필수예방접종 프로그램으로 도입하는 것은 비용 효과적이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30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건연)의 'HPV 백신의 경제성 분석' 연구보고서(김윤희·안정훈 연구팀)에 따르면 12세 여아 코호트에게 HPV 예방접종 프로그램 도입 시 HPV 백신접종 프로그램군의 자궁경부암 발생환자수는 2042명, 현재 검진 프로그램군은 3709명으로 HPV 백신 접종으로 자궁경부암 발생 환자를 1667명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로 얻게 되는 전체 코호트의 기대수명은 1648LYG, 질보정수명은 1849QALYs로 산출됐다.
 

비용은 국가예방접종 도입 후 백신비용 인하율을 70%로 하고 HPV백신 접종률을 86%로 가정했을 때 백신 접종 비용으로 909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접종 프로그램 도입 이후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CIN) 발생 감소로 절감되는 비용은 약 174억원, 자궁경부암 발생 감소로 절감되는 의료비용은 약 139억원이었다. 암 발생 감소 및 생존률 증가에 따라 검진비용은 약 2억5000만원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HPV 예방접종 프로그램 도입시 소요되는 총 비용은 할인율 5%를 적용하면 1670억원으로 도입 전 비용인 1072억원에 비해 약 598억원이 추가로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HPV 예방접종 프로그램 도입시 1849QALYs를 추가로 얻는 것에 대해 비용은 598억원이 더 소요돼 점증적 비용-효용비는 3200만원/QALY(질 보정 수명)로 산출됐으며, 한국의 비용-효과성 기준을 2000∼3000만원으로 볼 때 이는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대안으로 결론을 내렸다.
 

다만, HPV 국가예방접종 도입 후 현재의 백신비용 수준을 50%까지 낮추거나 코호트 모두 3회 접종해 접종효과를 극대화할 경우와 자궁경부암 신환자수가 증가해 4000명(임계값이 3000만원일 때)∼5200명(임계값이 2000만원일 때) 이상이 되거나 백신 1회 접종 비용이 9∼11만원 수준이 되면 HPV 백신프로그램이 비용-효과적이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한국 상황에서 12세 여아에게 HPV 백신접종 프로그램이 비용효과적이지 않았다"며, "HPV 백신의 비용을 50%까지 낮추는 등 백신가격, 효과, 할인율 등이 바뀌면 비용효과성 여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도입에 대한 우선 순위 및 타당성을 검토하는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