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고액재산을 보유한 지역건강보험 가입대상자가 지역건보료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위장취업 등의 방법으로 직장가입자로 둔갑한 사례가 지난해 2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연예인 K모씨는 재산과표 6억원, 사업소득 4억원인 고소득자로서 지역건보료 월 167만8430원을 납부해야 하지만, L주식회사 근로자(직장월보수 90만원)로 신고돼 월 2만7040원(2011년 6월 기준)의 직장건보료를 납부하는 등 허위취득자로 발각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661만5600원의 지역건보료를 소급 부과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은 고소득·고액재산을 보유한 지역가입 대상자가 지역건보료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위장취업 등의 방법으로 직장가입자로 허위취득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허위취득자 확인을 위한 사업장 지도점검을 강화한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연도별 허위취득자 확인건수는 2011년 953명에서 지난해에는 1824명으로 2배 급증했으며, 이들에 대한 지역건보료 추징실적은 각각 39억원과 59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1456명의 허위취득을 확인해 38억원의 건보료를 추징, 올해는 지난해보다 규모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건보공단은 직장가입자로 허위취득하는 수법이 점차 다양화되고 은밀하게 이뤄지지만, 확인에는 한계가 있어 허위취득자로 확인된 건수는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허위취득의 대표적 유형은 △친구 또는 가족회사에 고문·직원으로 허위취득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만들어 보수를 낮게 결정해 허위취득 △연예인 등의 허위취득 △재산 또는 소득(금융소득)을 분할해 피부양자로 취득하는 등이다.
건보공단은 고소득·고액재산 보유자의 직장 허위취득 가입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직장가입자이면서 적은 건보료를 납부하고 있는 고소득·고액재산가, 연예인 등 15개 조사유형을 대상으로 사업장 특별지도점검을 실시해 허위취득자에 대해선 직장자격을 상실시키고, 지역자격을 소급 취득시켜 건보료를 추징하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지역은 소득, 재산 등으로 건보료를 부과하고, 직장은 보수로 부과하고 있어 건보료 관련 민원이 한 해 6000만건이나 될 정도로 현 부과체계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지역과 직장간의 부과체계 차이가 개선되지 않는 한 고소득·고액재산자가 건보료를 회피하기 위해 직장가입자로 허위취득하는 경우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건보료 부담의 불형평성을 해소하기 위해 '소득중심의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고, 보건복지부는 이 달 중에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