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발생과 전이를 유발하는 단백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대장암 예방 및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조선대의대 유호진 교수팀은 대장암 세포를 이용해 APEX1 단백질이 대장암의 발생과 진행, 전이를 촉진하는 대장암 유발 단백질임을 규명했다.
그간 연구를 통해 암세포에서 APEX1의 발현이 증가된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APEX1이 암 발병에 관여하는지, 관여한다면 어떤 과정이나 경로를 거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유 교수팀은 대장암 세포에서 APEX1의 발현을 저하시키면 암세포의 성장, 이동, 침투 및 혈관 생성 등과 같은 특성이 크게 억제되는 반면 대장암 세포에 APEX1을 과발현시키면 암세포의 악성화 특성이 현저하게 증가됨을 발견했다.
또한 정상인의 상피세포에 APEX1을 과발현시켰을 때도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형질전환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아가 연구팀은 동물실험과 환자샘플을 통해 APEX1이 종양 발생과 암 전이에 관여한다는 사실도 증명했다.
국내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환자의 50% 이상은 3기 이상에서 발견돼 완치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장암 발병과 전이를 억제하는 물질 개발이 중요한 상황이다.
유호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향후 대장암 발생 및 진행단계 예측에 대장암 환자의 APEX1 단백질 발현 분석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장암 예방·치료제 개발에 APEX1이 이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유호진 교수 주도 하에 △김미화 박사 △김홍범 박사 등이 참여했으며 미래부가 추진하는 '바이오 의료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임상 연구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J of Clinical Investigation' 7월초 온라인 판에 실렸다.
한편 많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회원국들이 높은 대장암 발생률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도 식생활의 서구화와 비만의 증가로 인해 대장암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대장암 발병률은 한국 남성의 경우 세계 184개국 중 4위, 한국 여성의 경우 19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지만, 현재 한국인 대장암 환자는 2명 중 1명 이상이 3기 이상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완치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