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논 앞에 둔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고용문제는 노동시장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의료와 복지, 산업, 교육정책 등과 종합적 연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이철희 서울대 교수(경제학부)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원장 박용주), 국민연금공단(이사장 전광우) 공동 주최로 14일 오전 7시30분 서울 롯데호텔(소공동)에서 열린 '제2차 인구·고령화 포럼'에서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확대를 위한 정책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고령자 고용은 고용의 양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최근 산업구조 및 기술 변화로 고령자에 대한 노동시장 수요는 점진적으로 줄고 있으나, 생계형 고령자 노동 공급은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정년연장을 통해 고령자 고용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현재의 노동시장 여건하에서 여러 가지 한계가 있는 만큼, 일률적 정년연장보다는 기업체에 다양한 유형의 고용연장 인센티브를 주고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제도 개선 등 제도적 여건 조성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화생명 최성환 은퇴연구소장은 '100세 시대의 금융시장 변화와 은퇴 준비' 발제에서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개인들의 은퇴 금융환경을 자산축적에서 자산관리 및 투자관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자산축적기간이 짧고 부동산 중심인 개인들의 자산보유환경을 고려할 경우 고령화 리스크에 대비한 적절한 금융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이를 위해 사적연금 가입에 대한 세제지원을 늘리고 노인대상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소비자 교육, 자산유동화를 위한 장기자본시장 활성화 등이 대안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확대를 위한 효과적 정책방안이 무엇인지, 100세 시대의 은퇴설계를 위한 금융시장의 역할에 대해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자로 참여한 박성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은 100세 시대에 대비해 노후에 대해 막연한 불안을 갖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생애주기율표를 만들어 30대부터 퇴직이후의 제2의 직업, 제3의 인생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숙희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은퇴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확대를 위해서는 고령자의 단시간 일자리를 보다 활성화하고 특히, 계속고용을 위한 재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준(準)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선일보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는 공적연금의 낮은 소득대체율, 변액연금 해지와 같은 개인연금의 사례를 지적하고 55세에 퇴직해 61~65세 국민연금 수령시까지 5~10년간 한시적으로 받을 수 있는 가교연금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복지부 고령사회정책과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제시된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와 정책 제안을 좀 더 가다듬어 향후 인구정책 수립 및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 의제 발굴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 창립된 '인구·고령화 포럼'은 갈수록 빨리지는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구문제에 전문적 식견과 관심이 높은 민관 전문가 110여명이 참여한 국내 최대 포럼으로서 특히, 이번 포럼에는 대통령 소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이 대거 참석하는 등 인구문제에 관한 높은 관심과 열기를 반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