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부당청구 관리 위해 사실확인 필요'
복지위 최동익 의원 '건보법 개정안' 대표발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당하게 지급된 건강보험급여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현지확인과 진료내역 통보, 수진자 조회 등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이해 당사자간에 논란이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동익 의원(민주통합당)은 지난 24일 건보공단이 급여를 받은 요양기관에 대해 급여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현지확인을 할 수 있고,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요양기관에서 받은 급여 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건보공단은 부당청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요양기관 현지확인, 개인별 진료내역통보, 수진자 조회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2011년 기준 진료비 지급건수 12억건 중 0.5% 가량인 612만8000건에 대해서만 진료내역이 통보됐다. 이 중 부당확인 환수결정건수는 2.01%인 12만2845건에 그쳤다.
최 의원은 "현행법에는 건보공단의 징수권한을 위한 현지확인, 진료내역 통보, 수진자 조회와 같은 업무의 법적 근거가 없다"며, "판례도 건보공단이 징수권한의 행사를 위해 요양기관에 대해 현지확인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현지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개정안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현지조사의 문제점을 고려할 때 이 사안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의협은 지난해 8월 규제개혁위원회에 건의서를 통해 "건보공단의 수진자조회는 수진자의 개인병력 유출 위험성이 많을 뿐 아니라 최선의 진료를 다한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버리는 문제점이 있다"며, "더구나 수진자조회의 세부적인 절차 규정도 없어 환자의 기본권이나 의료인의 직업수행 자유 침해 우려마저 있다고 국정감사에서 이미 지적된 사항"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건보공단이 수진자조회를 하려면 명백한 허위청구가 의심되는 경우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해야함에도, 제한 없이 광범위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해 소요되는 행정비용 대비 효과가 낮아 건보재정에 낭비적인 요인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반면에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강보험은 건보료를 징수하고 사용하는 것인 만큼 잘 관리하는 부분도 중요하다"며, "현지확인 법적 근거 마련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현지확인은 요양기관의 임의적인 협력이 있어야 한다"며, "권한이 없다보니 업무처리에 원활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보법에 명시된 부당이득 환수 조항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부당기관을 관리하려면 사실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한 법조항은 없다"며 최 의원의 제안이유에 동의했다.
지난해 국감에서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은 "어느 나라든 현지확인과 수진자조회는 하고 있다"며, "확인과정에서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침해하거나 과잉·무리해서는 안되지만 건보제도가 유지되는 한 반드시 함께 시행해야 하는 제도'라고 밝힌 바 있다.
현지조사 도입과 관련해 신중론(반대)을 펼치는 의료계와 '도입 필요성에 명분이 있다'는 건보공단 측이 대립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이 법안이 어떻게 처리될지 결과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