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추진해오던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을 위한 법령 작업을 마무리했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보건복지부령인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의 개설허가절차 등에 관한 규칙'을 공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에 필요한 법 정비가 일단락 됐다. 이 날부터 설립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행규칙 공포는 지난달 21일 경제자유구역 제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공포된 지 약 한달 만이다.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의 근거는 지식경제부 소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지만 허가권자는 복지부장관이다. 복지부장관은 이날 공포된 절차에 따라 허가를 내주게 된다.
공포된 시행규칙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병원에는 외국인 의사·치과의사 면허 소지자가 10% 이상 있어야 한다.
또한 경제자유구역 외국병원은 외국법에 따라 설립·운영되는 다른 병원과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
한편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은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병원은 의료진 90%가 한국인으로, 사실상 내국인 대상 영리병원"이라며, "영리병원 설립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이하 경실련)은 이 날 성명서를 통해 "의료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영리병원 허용은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영리병원이 허용될 경우 의료의 상업화를 가속화해 의료비를 폭등시키고 이는 공보험인 건강보험체계를 무력화로 이어져 결국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를 붕괴시키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의료 상업화에 나서서 영리병원 허용을 위한 관련 법령을 마련하는 것은 국민건강권을 팔아먹는 행위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어 "현 정부 임기도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국민이 반대하는 정책을 졸속으로 밀어붙이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추후 영리병원 허용 철회를 대선 공약으로 채택토록 대선 후보에게 정책개혁과제로 제안하는 활동과 함께 시민사회단체공동으로 법개정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