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의료기관 참여율 49%'
복지부, '의료기관 기능재정립' 효과분석 공개
보건당국이 의료기관 기능재정립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약국 본인부담차등제'를 시행한 이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외래환자·내원일수는 감소한 반면, 병·의원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의료기관 참여율은 49% 수준이며, 의원의 고혈압·당뇨병 청구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5% 늘어 의원 전체 외래 청구건수 증가율(4.5%)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기능재정립을 위해 시행 중인 '약국 본인부담 차등제'와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22일 밝혔다.
◇'약국 본인부담 차등제' 시행효과
우선 '약국 본인부담 차등제' 대상인 52개 질환을 대상으로 제도시행 전('10.10~'11.2월)과 시행 후('11.10～'12.2월) 각각 5개월간의 진료분 및 심결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외래 환자수와 내원일수는 줄고 병·의원은 늘었다. 전년 동기대비 52개 경증질환의 대형병원 외래환자수는 63만명 감소한 반면, 동네 병·의원 외래환자수는 79만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급종합병원의 경증질환 외래환자수는 전년동기 78만1000명에서 제도 시행후 48만5000명으로 29만6000명이 줄어 37.9% 급감했다. 종합병원의 경증질환 외래환자수는 같은 기간 194만7000명에서 161만3000명으로 17.2%(33만4000명) 줄었다. 반면, 병·의원의 경증질환 외래환자수는 각각 21만3000명(병원), 57만7000명(의원) 늘었다.
또한 종별 경증질환 내원일수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은 전년동기 163만3000일에서 제도 시행후 79만9000일로 51.1%(83만4000일) 급감했다. 종합병원의 경증질환 내원일수는 같은 기간 447만6000일에서 326만3000일로 27.1%(121만3000일) 줄었다. 반면, 병·의원의 경증질환 내원일수는 각각 14만5000일(병원), 311만6000일(의원) 증가했다.
특히, 대형병원의 전체 외래진료 중 경증질환 외래진료의 점유율도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 전체 외래진료 중 경증질환 외래환자 점유율은 9.0%p 줄었고, 내원일수는 8.5%p 감소했다. 종합병원 전체 외래진료 중 경증질환 외래환자 점유율은 6.7%p 감소했으며, 내원일수는 7.8%p 줄어 제도시행 전에 대형병원만 이용했던 환자만 별도 분석해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제도시행 전에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만 내원했던 환자 76만4000명을 별도 조사한 결과, 25.7%가 병·의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급종합병원만 내원한 환자 23만5000명 중 제도시행 후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한 환자는 77%로 23% 줄었고, 종합병원만 내원한 환자 52만8000명 중 제도시행 후 종합병원을 이용한 환자는 71.5%로 28.5% 감소했다.
질환별로는 52개 질환 중 급성편도염 환자가 가장 많이 이동한 가운데 이동이 많은 질환은 급성편도염>위장염·결장염>후두염·기관염>급성 부비동염>방광염 등 순이었고, 이동이 적은 질환은 골다공증>소화불량>지방간·간질환>당뇨병>폐경기전후장애 등이었다.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참여현황
복지부는 제도시행일인 올해 4월부터 7월 14일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접수분을 분석, 심사결정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수치값이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당뇨병을 주상병으로 3개월간 10건 이상 청구한 의료기관(1만3733개) 중 진찰료 감면이 발생한 의원은 49%(6710개)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광주(54.5%), 대구(53.6%), 대전(50.9%), 전북(50.7%), 경기(50.6%), 강원(49.7%), 부산(49.7%), 충북(49.5%), 서울(49.3%) 순으로 전체 평균을 넘어섰다.
진료과목별로는 내과 70.0%, 가정의학과 52.4%, 일반의 48.4%의 참여현황을 보였으며, 외과도 47.7% 수준으로 참여율이 높은 편이었다. 전체 고혈압·당뇨병 청구건수 중 내과(59.1%), 가정의학과(4.5%), 일반의(29%), 외과(2.6%)가 차지하는 비중은 95.1%에 달했다.
고혈압·당뇨병으로 의원에서 진료받은 재진환자 중 진찰료 감면이 발생한 비율은 7월 첫째주 기준 23.2% 수준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기관당 고혈압·당뇨병 청구건수는 710.7건이며, 참여기관의 평균 진찰료 감면 건수는 172건 수준이었다.
의원의 고혈압·당뇨병 청구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8.5% 늘어 의원 전체 외래 청구건수 증가율인 4.5% 보다 높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혈압·당뇨병 청구건의 진료과목별 점유율에는 거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제도시행 단기간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었지만 세부적 시행내용에 대해선 현장과 전문가 의견에 귀 기울여 제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약국 본인부담 차등제'는 시행 당시 논란이 있었던 당뇨병 등에 대한 추가분석과 전문가 협의체 논의 등을 통해 제도개선이 필요한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만성질환관리제는 제도가 완전히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와 설득 노력을 강화하고, 환자가 질 높은 질환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 인센티브(내년부터 지급)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적극적으로 제도에 참여한 기관이 가점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 인센티브에 제도참여 환자 비율 등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 과장은 "인센티브를 통한 자율적 참여라는 제도 취지에 맞춰 지역에서 의원을 중심으로 협력형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전문가·현장 의료기관, 환자단체의 의견수렴을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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