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냉동기기 20개…납품 규모 약 1억6000만원 상당
류지영 의원 "추가 기기 155개 대상 조사확대 필요"
대한적십자사 산하 17개 혈액원이 무허가 품목의 혈액 냉동고를 납품받아 혈액을 보관해 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적십자사의 혈액관리 전문성 결여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비례대표)은 24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혈액이 의약품의 일종이지만 일반의약품과는 달리 특수한 관리과정을 거쳐 보관·보존해야 함에도 불구, 적십자사가 혈액보관에 대해 보여준 무관심과 비전문성은 혈액보존의 안전성이 위협받을 수준이라며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0년 초부터 현재까지 적십자사 산하 17개원에 총 59기가 보급된 ㈜자이언트사의 제품은 당초 혈액냉동고 내부장치인 컴프레서(Compressor) 2대가 부착되도록 허가된 제품임에도 불구, 적십자사 자체 조사결과 이중 20개의 장비(Compressor가 2대가 아닌 1대 부착, 금액 1억6000만원 상당)가 무허가로 납품·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류 의원은 "혈액관리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국가차원의 중대한 문제로 이 같은 문제가 발생될 경우 국민적 신뢰가 무너지게 되고 필연적으로 혈액 부족이라는 재앙이 올 수밖에 없다"며, "향후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지 않은 장비에 대한 조사를 전국 혈액원, 전(全) 납품업체 품목을 대상으로 확대해 조사함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12년간 무허가 제품이 납품·사용된 것에 대해 적십자사가 '일방적으로 업체에 속아 사기를 당했다'고 해명하며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혈액관리 사업 주체인 적십자사 스스로가 주인임을 부인하는 격"이라고 질타했다.
류 의원은 아울러 "혈액관리는 엄연한 의료영역으로 정해진 지침만 준수한다고 안전성이 담보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분명히 혈액관리 사업에 대한 전문성·독립성이 확보될 수 있는 국립혈액관리원과 같은 독립기구 설립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이언트사에서 납품한 무허가 혈액냉동고 중 4대는 서울 혈액원이, 나머지 16대는 대구·경북, 인천, 경기, 강원, 대전, 충남, 광주·전남지역 혈액원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