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더 명확하게 표적단백질을 확인하는 방법을 개발해 신약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글로벌프론티어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단장 김성훈)의 서울대 화학부 박승범 교수팀이 생리활성 저분자 물질을 질병 치료제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 물질이 생체내에서 어떠한 단백질에 작용하는지 정확히 알아냈다고 20일 밝혔다.
다양한 질병에 관련된 생명 현상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생리활성 저분자 물질의 발굴은 의학·제약·생명과학·화학 분야에서 꾸준히 이뤄져 왔으며 발굴된 물질들의 작용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 물질을 통한 신약개발은 실패했으며, 개발된 약들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신약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박 교수팀은 세포 안으로 직접 들어가서 작살과 같은 갈고리로 표적단백질을 낚아내는 새로운 방식(FITGE: fluorescence dirfference in two-dimensional gel electrophoresis)'GE)으로, 이 방법을 통해 항암효과를 보이는 생리활성 저분자 물질이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을 조절하는 표적단백질을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박 교수팀은 신약 후보물질에 광반응성 물질을 결합시켜 세포 내에서 빛을 쪼인 다음 정확히 결합된 생리활성물질은 붉은색으로, 그렇지 않은 물질은 초록색으로 나타나도록 했다.
기존의 방법은 수백만개의 세포에서 반응을 하는 수십~수백개의 세포만을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지만, 이번에 개발된 방법은 반응을 한 세포만을 선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기존 방법은 큰 단위로 뭉쳐있는 세포들을 작은 단위로 깨서 표적단백질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단백질을 깨기 전인 실제 세포내 현상과 다를 가능성이 컸다.
박 교수는 "기존 표적단백질 확인방법이 맨 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것처럼 실수가 많았던 것에 비하면 새로 개발된 방법은 작살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듯이 표적단백질을 추려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는 신약개발시 표적단백질을 골라내는 일에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이에 생리활성 저분자 물질이 생체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신약 부작용도 많았다"며 "FITGE 방법으로 신약개발에 걸림돌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안게반테 케미'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