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가 윤 석근 신임 이사장을 선출한 이후 한 달 이상이 지나도록 부이사장단사를 구성하지 못한 채 회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제약협회가 이처럼 혼란 속으로 빠져든 것은 신임 이사장 선출 문제로 갈등을 빚을 때부터 예견 된 것으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의 회무를 둘러싼 "의견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느 단체건 간에 의견 대립이 야기될 수 있지만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볼 때 최근 급변하는 시장여건과 더불어 제도적인 변화 등을 감안할 때 대형사와 중소업체간의 불협화음은 불가피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4월 약가인하라는 "대형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시점에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 간의 반목은 제약업계를 공멸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윤 석근 이사장의 선출 과정에서 야기된 이러한 갈등은 약가인하 소송에 대한 극심한 이견으로 공동대처가 물거품이 됐으며 급기야 대형사들은 회무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전임 집행부였던 대형사 중심의 8개사는 거듭 회무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견해를 강도 높게 표명하고 있는데다 협회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회비까지 내지 않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더욱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이사장은 "구 집행부에 부이사장단사 추천이라는 형식으로 대답을 듣겠으며 만일 이를 반대 한다면 구 집행부를 제외한 나머지 추천 인사들로 부이사장단사를 구성, 협회를 정상화 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약협회는 29일 부이사장으로 추천된 19개사 대표들에게 일제히 공문을 보내 오는 5일(목)까지 수락여부를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공문에서 "29일 이사회에서는 이사 19명을 부이사장으로 추천하고, 사전에 추천인사 본인의 수락여부를 물어 부이사장으로 선임키로 했다"고 밝히고 " 적극 협조해 달라"고 전했다.
일부제약사의 약가인하 소송이 제약업계에 불리한 쪽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구심점이 돼야할 제약협회가 사분오열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약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일부 이견이 있더라도 대승적 차원의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 집행부가 結者解之의 정신으로 이러한 갈등이 빚어진 문제를 우선 풀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하고, 대화로서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모두가 제약업계에 종사하는 동업자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