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국, 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 늘어나는 고가 영상진단장비의 효율적 사용 및 합리적 지출을 위해 영상진단장비의 품질관리제도와 사용기간, 사용량을 감안한 수가정책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윤구) 연구조정실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내달 초에 발간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사전 공개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사전승인을 통해 고가 영상장비의 설치를 허용하고, CT·MRI는 사용기간, 촬영횟수 및 장비의 성능과 설치 지역에 따라 수가를 달리 적용하고 있다.
CT는 사용기간(7년), 기준 사용횟수 초과 여부에 따라 수가가 결정된다. 기준 사용횟수는 설치 지역(파리, 파리외곽, 그 외 지역) 및 장비의 성능(class1: 저성능∼class3: 고성능)에 따라 설정된다.
실제로 7년 이하 CT로 촬영한 경우, 100.51프랑(한화 약 15만372원)이지만, 7년 초과된 CT로 촬영한 경우 71.8프랑(약 10만7419원)이다. 기준 횟수를 초과한 경우는 CT의 사용연수에 상관없이 59.72프랑, 42.88프랑, 30.63프랑의 진료보수가 책정된다.
호주는 지난 2007년부터 모든 의료영상장비에 대해 의료영상 인증프로그램(Diagnostic Accreditation Scheme, DIAS)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CT에만 적용하던 장비의 노후화에 따른 50% 수가 삭감을 PET을 제외한 모든 영상장비로 확대하는 계획을 작년 6월 발표했다. CT는 10년, MRI는 10년 또는 업그레이드 후 15년 초과된 장비로 촬영한 경우 50% 삭감된 수가를 적용한다.
일본은 2년마다 정기적인 진료보수 개정을 통해 의료환경 변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있는데, 2006년 이후부터 장비의 세부 성능별로 수가를 달리 정하고 있다. 새로운 의료기기나 촬영법으로 인한 진단 성능에 맞는 평가를 위해 CT는 채널수, MRI는 자장의 세기에 따라 진료보수를 구분한다.
미국은 고가 영상진단검사를 시행하기 위해선 보건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며, 진료비용 산정에 사용하는 장비사용률을 상향조정함으로써 사용량 증가에 따른 수가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의료장비 수가는 원가보상 원칙에 따라 장비의 가격, 감가상각 기간, 가동률(촬영횟수)을 적용해 산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의료장비의 사용기간이나 장비의 성능 등 품질에 대한 고려가 없는 상황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료장비의 품질에 대한 신뢰저하로 재촬영 등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막기 위해선 의료장비 관리방안에 대한 합리적 수준에서의 대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따라서 해외 주요국의 영상진단장비 품질관리를 위한 다양한 정책 노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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