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생 억제기능을 수행하는 단백질(p53)을 안정화시키는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돼 신규 항암치료제 개발의 발판이 마련됐다.
이 같은 결과는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프론티어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오태광) 지원 및 글로벌 프론티어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단장 김성훈)의 협조 하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명희 박사팀과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의 정재웅 교수팀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8일 도출됐다.
일반적으로 항암치료는 p53이라는 암발생 억제 단백질의 발현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오랫동안 기능을 유지해야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p53은 단백질 분해억제효소(HAUSP)와 단백질 분해유도효소(MDM2)에 의해 조절되는데 두 효소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이 분야 연구의 핵심과제이다.
김명희 박사와 정재응 교수팀은 포항방사선가속기의 빔라인을 이용해 HAUSP 효소와 바이러스 단백질의 복합체 입체구조를 규명함으로써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펩타이드(아미노산의 중합체) vif1과 vif2가 HAUSP 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p53 암억제 단백질을 안정화시킴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각각의 vif1, vif2 펩타이드를 낮은 농도로 암을 유발시킨 쥐에 처리했을 때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함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의 MDM2의 기능을 억제해 p53을 안정화시키는 기작의 항암치료제인 Nutlin-3a 보다 더 강한 잠재성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HAUSP는 중요 항암치료제의 표적단백질로서 HAUSP와 이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펩타이드의 발견은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며, "특히, 현재 미국에서 임상 개발중인 p53의 안정화 항암치료제인 Nutlin-3a 보다 더 강력한 잠재성을 지니고 있어 신 항암치료제를 제시하고 있고 향후 차세대 항암치료제의 개발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연구결과는 구조생물학 연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저널인 'Nature Structural and Molecular Biology(IF=13.7)'지 11월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미국 특허 가출원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