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이 환자에게 침을 놓았다는 이유로 면허정지처분을 받은 의사 엄 모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의사면허자격 정지처분 취소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행정4부(성백현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판시를 통해 "침이 꽂힌 부위가 침술에서 통상적으로 시술하는 경혈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엄씨의 시술행위는 IMS(단축된 근육 깊은 곳에 바늘을 넣어 전기적 자극을 주는 치료방법) 시술이 아닌 한의학의 침술로 인정된다"며, "보건복지부의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복지부는 관계 법령에 따라 정당하게 위반 정도에 비례해 사건을 처분했고,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이 엄 모씨의 손해보다 월등하게 크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엄 모씨의 행위를 한방행위로 판단함으로써 의료행위 구분이라는 공익 목적을 명확히 재확인한 셈이다.
다만, 재판부는 IMS시술 자체가 한의학의 침술 행위인지, 한의학 범주에 들지 않는 다른 의료행위인지 판단하지 않았다.
강원도 태백시에서 의원을 운영하던 엄씨는 2004년 6월 환자들에게 침을 이용한 치료를 하다 적발돼 45일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엄씨는 "침술 행위가 아닌 IMS시술을 했고, IMS시술은 의사 면허범위 내 의료행위라는 복지부 회신을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IMS 시술이 침술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지 않았지만 "엄씨의 시술행위는 IMS 시술에 해당하지 않고 한의학의 전통침술에 해당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항소심인 2심 재판부는 "IMS 시술을 침술과 실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 없고, 엄씨의 시술은 침술이 아닌 IMS 시술"이라며 1심 판결을 뒤집었으나, 올해 5월 대법원은 "침술로 볼 여지가 많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편 일반적 IMS 시술행위는 근골격계 만성통증을 근육 내 전침자극을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으로 이학적 검사 후 침 삽입과 전기자극이 동반된다. IMS는 먼저 의사가 손을 이용해 환자의 압통점이나 감각이상을 발견하고 영상장비를 이용해 이상 부위를 정밀 검사하게 된다. 이후 멸균 의료용 침을 이용해 근육에 삽입해 전진과 후퇴를 통해 근육을 이완시키며 이 때 초음파를 사용, 침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하게 되고 15~30분간 전기자극도 이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