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원인미상 폐손상' 위험요인으로 가습기내 미생물 번식과 물때 발생 예방 목적으로 가습기 물에 첨가해 사용하는 화학제품인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추정)하고 나서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전병율)는 원인미상 폐손상에 대한 중간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습기살균제(세정제)가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며, 현 시점에서 확실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향후 위해성조사 및 추가역학조사 등을 통해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민들에게 '가습기살균제 사용을 자제토록 권고'하는 한편 제조업체에게도 '가습기 살균제의 출시를 자제할 것을 요청한다고 31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감염병관리센터장는 31일 지난 '04년부터 올해까지 A의료기관 입원환자 중 원인미상 폐손상 환자정의에 부합한 28건 중 조사에 동의한 18건을 대상으로 환자-대조군 역학조사(연구책임자: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이무송 교수)를 실시한 결과, 폐손상에 대한 가습기살균제의 Odds ratio(이하 '교차비')가 47.3(신뢰구간 6.0~369.7)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교차비(Odds ratio) 47.3은 원인미상폐손상 환자집단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경우가 환자가 아닌 집단, 즉 대조군에 비해서 47.3배라는 의미이다. 즉,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할 때 원인미상폐손상 발생 위험도가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47.3배 높다는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예비독성실험을 통해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일부 제품에서 역학조사 결과와 일치하는 내용을 확인했으며,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호흡기에 침투할 가능성도 확인했다. 현재 가습기살균제의 실제 사용 환경을 감안하여 흡입독성 동물실험 및 위해성 평가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30일 역학, 독성학 및 임상의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위원장: 한양의대 최보율 교수)를 열어 연구진과 함께 중간 조사결과를 검토한 결과 △가습기살균제가 원인미상 폐손상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되며 △앞으로 위해성평가 등 추가연구를 통해서 인과관계를 밝히는데 최선을 다하며 △현 상태에서 비록 최종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국민들에게 일단 가습기살균제 사용 자제 및 제조업체에 대한 출시 자제를 권고하는 것이 타당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대부분의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들은 자발적으로 시장에 출하를 연기하는 등 최종 인과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권고사항에 적극 협조할 뜻을 밝혀온 바 있다.
또한 이번 권고 대상은 가습기 자체가 아닌 가습기에 넣는 살균제 임을 강조하고, 살균제 사용을 자제하는 대신 가습기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는 매일 물을 갈아주고 가습기 세척요령에 따라 관리해줄 것을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향후 동물 흡입독성실험 및 위해성 평가 등 추가조사를 진행할 계획이고, 최종 결과 도출까지는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폐손상 원인규명이 결코 용이한 과정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인과관계 규명에 노력할 것이고 최종 결과에 대해서도 전문가 검토와 확인을 거쳐서 신속하고 투명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가습기살균제를 약사법에 의한 의약외품으로 지정고시해 제조업체에 대한 지도감독이나 안전성 확인 등의 관리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아울러 관계부처(국무총리실, 복지부, 지식경제부, 환경부, 식약청)와 합동으로 TF를 구축해 흡입 노출이 가능한 모든 제품 및 기타 제품들에 대한 현재의 안전관리 검증체계를 점검하고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