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들의 높은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01년 도입된 '암환자 산정특례제도' 적용기간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할 경우, 연간 1128억원의 건강보험재정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료초기 대부분의 진료비 발생을 고려해 급성기 치료 목적의 진료필수코드를 한정 적용하면 연간 2512억원의 건보재정이 경감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방안을 시행하면 그만큼 환자 부담이 늘어나게 돼 실효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건강보험공단의 '암환자 산정특례제도 합리적 개선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현재 암환자 산정특례제도는 악성종양과 상피내암, 양성종양 등의 질환자가 산정특례 등록 시 5년간 진료비의 5%만 부담하도록 돼 있다. 이후 환자가 재등록하면 추가 5년의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암 종별 진료비 부담차, 미등록 암환자 본인부담 경감 혜택제공, 암등록 상병과 연관성이 적은 합병증에 대한 경감치 등이 포함돼 있어 다른 상병들과 비교해 역차별적이라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수진자를 기준으로 산정특례자의 총진료비는 3조5035억원으로, 이 중 건보공단(보험자) 부담금은 3조2767억원, 환자 부담금은 2267억원에 달했다.
건보공단은 '암환자 산정특례제도' 개선안은 단기간 고액의 진료비가 발생하는 재난성의료비 부담으로부터 가계파탄을 줄이고 빈곤층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이 제도가 도입된 만큼, 비용 분석 및 재정 추게결과는 정책적인 판단의 주요 근거 중 하나이며 전적인 판단기준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이 제시한 산정특례 적용기간 개선안은 △최초 등록 후 1회 3년간 특례적용(1안) △진료비 부담을 고려해 암 종별 적용기간 차등화(2안) △치료초기 대부분의 진료비 발생을 고려해 급성기치료 목적의 진료필수코드 한정적용 등 세가지 방안을 내놓고 작년도 수진 기준으로 각각의 건보재정 절감치를 추산했다.
우선 최초 등록 후 1회 3년간만 특례를 적용하고 재등록 기간 3년으로 단축시키는 1안은 암 발생 후 3년 간 특례적용 시의 진료비가 타 상병과 유사해 형평성에 부합하는 장점이 있으나, 암종별 진료비 부담차를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본이부담비율을 적용하게 된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로 인한 건보재정 절감치는 1128억원으로 추계됐다.
2안은 진료비 부담차를 고려해 암종별 적용기간을 달리하는 방법으로,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고 타 상병과의 형평성에도 부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적용하게 되면 제도가 복잡해 의견수렴 가능 여부가 문제점으로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한 건보재정 절감치는 315억원이다.
3안은 급성기 치료 목적의 진료 필수코드를 한정적으로 제공하는 방법으로, 적용기간에 제한이 없다. 수술이나 방사선, 항암, 면역억제 및 호르몬 치료가 표준치료 내용이며 타 질환과 형평성에 부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문가 자문을 통한 해당 수가코드 정리과정이 선행돼야 하고 제도가 복잡하다는 결점이 있다. 재정절감치는 가장 큰 2512억원에 달했다.
이 연구용역을 주관한 국립암센터 박종혁 암정책지원과장은 "노인과 영유아, 임산부,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본인부담 경감 조치를 병행하고 보편적 진료영역에 대한 건보 적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불필요한 고가장비(PET, CT)를 활용한 검사에 대한 진료 가이드라인 개발 및 보급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의 연구용역 결과는 올 하반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개선안을 마련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