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는 이 자리에서 해열제와 종합감기약 등의 일반의약품(가정상비약) 슈퍼마켓 판매와 직결되는 의약품 분류체계 개편과 의약품 재분류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한편 중앙약심 위원장인 최원영 복지부차관은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약국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필요한 의약품을 구입하는데 편리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하지만 심야시간이나 공휴일에는 사정이 달라 많은 국민들이 의약품을 구입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복지부는 의약품 사용의 안전성 기조에서 국민들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대안을 찾고자 노력했으나 결국 복지부는 이 문제를 기본적으로 의약품 분류에서 답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이어 "(의약품 분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의약품 사용의 안전성과 편의성의 중심에는 '국민'이 있다"며, "국민 뜻에 부합하는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오늘 상정되는 안건에 대해서 의료계나 약계의 대표가 아닌 국민의 건강 파수꾼으로서 전문적인 식견을 진솔하게 말씀해 달라"며 "오늘 열리는 중앙약심의 논의가 생산적이고 원만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의약계와 약계가 요구 조건을 내걸고 나서 단기간 내 의견 합치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료계는 소화제 등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에는 찬성하지만 전문약(처방의약품)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당초 논의의 시작이 가정상비약의 접근성을 높이자는 차원인 만큼 이에 집중하는 회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약사회는 일부 일반약을 슈퍼로 내주는 만큼 그간 약계가 요구해온 500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논의가 파행을 빚을 조짐이 도사리고 있다. 복지부가 이미 결론을 세워놓고 중앙약심을 '형식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게 의약계의 공통된 우려이다.
특히, 복지부도 합의에 대한 가능성은 크게 두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앙약심은 의결기구가 아니라 정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받는 '자문기구'"라며 "합의를 이루는 것이 최상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정부가 할 일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앙약심에서 의약계가 원론적인 감정다툼을 하는 동안 진수희 복지부장관이 표명한 대로 △고시 개정을 통한 의약외품 확대 △올 정기국회 내 약사법 개정안 상정 등 일련의 절차를 독자적으로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