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거래의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고 유통을 투명화 함으로써 국민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의약품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10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10월부터 실시되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병원·약국 등 요양기관이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면 그 혜택을 병원·약국과 환자가 공유하는 제도라며, 이 제도가 정착될 경우 병원·약국 등이 공식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의약품 구입금액을 투명하게 신고함으로써 유통 투명화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30일 밝혔다.
특히 제약산업 구조가 불법 리베이트 중심의 영업경쟁 구조에서 연구개발(R&D) 중심의 제품경쟁 구조로 재편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병원·약국 등이 거래한 가격의 가중평균가로 다음 연도 약가를 인하하게 되므로 건강보험 재정이 절감되고 국민들의 약품비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종전의 실거래가제도 하에서는 정부가 정한 기준금액(상한금액) 내에서 병원·약국 등이 해당 의약품을 실제 구입한 가격으로 지불 받았으나 대부분 상한금액으로 구입금액을 신고해 제도의 효과가 미미한 문제가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장형 실거래가제에서는 병원·약국 등이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면 상한금액과 구입금액의 차액의 70%를 수익으로 제공,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동기를 제공한다.
또한 환자의 경우 병원·약국 등이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매할수록 본인부담액이 경감된다.
실례로 요양기관에서 상한금액이 800원인 고지혈증치료제 A를 환자에게 1일 1정 30일치를 처방·조제하는 경우(본인부담액 30% 가정), 이를 700원에 구입하면 환자부담액은 종전 7200원에서 6300원으로 900원 경감되고 건보공단 부담액은 1만6800원으로 같게 된다. 하지만 요양기관 수익은 상한금액으로 살 때보다도 2100원의 추가수익이 발생한다.
복지부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를 실시하면서 의약품의 실제 거래가격을 파악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공급기관이 제출하는 의약품 공급내역과 병원·약국 등의 청구내역을 교차 분석하고, 과학적 통계분석기법인 데이터마이닝을 적용해 정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분석 결과 이상이 발견되거나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음에도 상한금액으로 청구하는 기관 등에 대해선 현지조사를 실시해 가격 모니터링에 철저를 기하고 불법 리베이트를 비롯한 불공정행위 징후가 발견되는 경우 복지부·식약청·검찰·공정거래위·국세청 등 정부합동 대응체계를 가동해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병원·약국 등이 구입금액을 허위로 신고하는 경우 부당금액의 환수조치가 이뤄지며, 위반 정도가 큰 경우 업무정지·과징금 처분도 진행된다.
한편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시행 후 진료비 지급업무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즉시 대응체계('시장형 실거래가 상황관리단')를 가동한다. 상황관리단에서는 진료비 청구·심사 등에서 만약에 발생할지 모를 문제 상황에 신속 대처하고, 의약품 공급내역 신고 및 청구현황 등의 운영실태를 파악해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복지부는 의약품의 적정처방을 장려하기 위해 '의원 외래처방 인센티브사업'과 '그린처방의원 비금전적 인센티브사업'을 1일부터 동시 시행한다. '의원 외래처방 인센티브사업'은 의사가 자율적으로 처방행태를 개선헤 약품비를 절감하면 절감액의 20∼40%를 해당 의원에게 인센티브로 돌려주는 사업이다.
또한 '그린처방의원 비금전적 인센티브사업'은 이미 처방 약품비 수준이 낮아 건보재정에 기여하고 있는 의원에 대해 건보공단 및 심평원에서 복지부에 의뢰하는 현지조사 및 건보공단의 수진자 조회를 1년간 면제하는 비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러한 사업을 통해 의사의 자율적 처방행태 개선을 유도하고 약품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