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쟁점 '합의'-대리 의사표시 등 2개 쟁점 '이견'
복지부, 연명치료중단 제도화 관련 사회협의체 논의결과 발표
앞으로 연명치료 중단 대상은 말기환자로 제한된다. 특히 지속적 식물상태(PVS) 환자는 연명치료 중단 대상에서 제외하되, 말기상태이면 포함된다.
이와 함께 국가 차원의 정책 심의기구로 복지부장관 소속하에 '국가말기의료심의위원회'가 신설되고, 의료기관별로 연명치료중단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병원윤리위원회'도 설치·운영된다.
보건복지부는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에 필요한 주요 쟁점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구성·운영해 온 사회적 협의체(위원장 신언항, 前복지부차관) 활동을 지난달 28일 종료하고, 이 같은 내용의 주요 합의사항 등 논의 결과를 14일 공식 발표했다.
김강립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회적협의체는 연명치료 중단 대상 환자, 중단 가능한 연명치료 범위,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절차 및 의사결정기구 등 4개 항목에는 합의한 반면, 자발적 의사결정이 곤란한 경우 추정 및 대리에 의한 의사표시 인정문제와 입법 추진 등에 있어선 아직 이견이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협의체는 국내 최초로 연명치료 중단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09.5월) 이후 연명치료중단 제도화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고, 국회 법안 심의시 활용하기 위해 종교계·의료계·법조계·시민사회단체·입법부로부터 추천된 위원 18명(위원장 신언항)으로 구성됐다.
논의결과에 따르면 우선 연명치료 중단 대상은 말기환자로 제한하고 지속적 식물상태 환자는 대상에서 제외하되, 말기상태이면 포함되도록 했다.
중단가능한 연명치료 범위는 말기환자의 수분·영양공급 등 일반연명치료는 중단될 수 없으며,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 등 특수연명치료에 한해 중단될 수 있게 했다.
말기환자가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에는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을 원칙으로 하되, 사전의료의향서는 민법상 성인이, 작성전 담당의사와 상담후 2주이상 숙려기간을 거쳐 작성할 수 있게 했다. 다만, 말기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죽음대비 문화조성 차원에서 의사외의 자도 설명이 가능하며 의료기관외 기관에도 제출할 수 있게 했다.
이 경우 서면에 의한 작성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본인 의사임을 증명할 수 있는 경우에는 구두에 의한 의사표시도 인정키로 했다. 하지만 사전의료의향서는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국가 차원의 정책 심의기구로 복지부장관 소속하에 '국가말기의료심의위원회'가 신설되며, 의료기관별로 연명치료중단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병원윤리위원회'가 설치·운영된다.
특히 직접적인 의사표시가 불가능한 말기환자의 경우 병원윤리위원회를 통한 확인절차를 거치는 것을 전제로 추정에 의한 의사표시를 인정하는 것이 대다수 의견이나 3명의 위원은 지속적으로 이견을 제기했다.
또한 추정의사 확인절차 관련 병원윤리위원회가 매번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2명)과 환자가족과 의료진간 이견이 있거나 요구가 있는 경우에 한해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9명)이 제시됐다.
아울러 대리에 의한 의사표시의 경우, 미성년자 또는 지적장애인에 대해선 병원윤리위원회 확인을 거쳐 대리인에 의한 의사표시를 인정할 수 있게 했다. 성인에 대한 대리에 의한 의사표시 인정여부에 대해서는 찬반의견이 대립돼 상호간 인식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
또 현재의 사회적 합의 수준을 전제로 한 입법 필요성에 대해선 '별도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6명)는 의견 보다는 불필요하다는 견해(9명)가 많았다.
이밖에 사회적 협의체는 본인이 건강할 때 죽음을 대비해 '사전의료의향서'를 직접 작성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의 합의결과를 국회에 제출해 관련 법안 심사에 참고토록 하는 한편, 사전의료의향서 작성 문화 조성 및 병원윤리위원회 표준운영지침서 수립 등을 통해 연명치료중단 제도화기반 마련을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