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공보건의료 확충을 위해 국공립병원의 양적확대보다는 민간중심의 의료공급체계 속에서 필수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해 공공·민간 구분없이 가장 효율적인 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을지로에 소재한 국립중앙의료원 9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 공청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손영래 복지부 공공의료과장은 이 같이 밝히고, "2000년 초반이후 진료비 상승, 수도권 및 도시지역 의료집중화 등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영리적 속성이 심화돼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를 중심으로 한 중앙통제는 점차 효력을 상실했다"며 "필수적이고 공익적인 의료 제공이라는 기능관점에서 공공의료를 재정의하고 공공과 민간의 효율적인 역할분담과 참여를 유도해 의료체계의 공공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수익성부족으로 공급이 원활치 않은 필수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해선 설립주체에 따른 공공, 민간 구분없이 가장 효율적인 체계를 육성해야 한다"며 "영리성이나 효율성 등으로 인해 국가 보건의료체계에서 발생하는 지역별, 계층별, 부문별 불균형을 보완해 모든 국민의 건강증진과 보편적인 의료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지역의료권별로 의료공급이 현저히 부족한 지역을 의료취약지로 지정하고, 의료취약지에서 저소득층 보호와 필수 공공의료를 수행하는 거점 의료기관 1~2개소를 지정해 기반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손 과장은 특히 "필수적이지만 낮은 수익성으로 민간의료기관의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운 전문 진료분야에 대해 센터를 지정해 지원할 계획"이라며 "어린이병원, 중증외상, 전문재활, 고위험 분만 등 전문분야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공의료의 개념이 국공립 소유 의료기관 중심에서 공익 의료서비스 제공 기능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공공보건의료에 참여하는 수행기관은 지역주민의 참여, 운영의 공익성 및 회계 투명성 등 운영의 공공성을 위한 포괄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과장은 아울러 "정부는 5년마다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을 수립해 정책추진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이 정당한 이유없이 명령을 이행치 않는 경우 지정을 취소하고 2년간 재지정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국립중앙의료원에 공공보건의료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시도별 지원단 신설을 위한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현 국립중앙의료원에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원단에서 공공보건의료기관 평가 및 취약지 조사 지원, 전문진료센터 건립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길상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오늘 이 자리는 공공보건의료 법률개정안에 대해 관련단체 및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라며 "정부는 공공의료에 대해 민간의료기관들의 참여를 확대시켜 국민들이 의료서비스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법률안을 마련했다"고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공의료가 10년 뒤에도 변함없는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입법되는데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