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설립 초기부터 국산 수술로봇 상용화를 목표로 한 우물을 파온 ㈜래보가 그 주인공이다.
래보에서 개발한 복강경 수술로봇]은 지난해 각 부분별 제품 개발 및 검증을 마치고 현재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에서 6차례에 걸쳐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획득한 PCT 및 국내 특허 출원만 108개에 달한다.
앞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도 수술로봇 개발을 검토했지만 이미 시장면에서 포화돼 있고, 특허의 벽이 높다는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대기업도 엄두를 못낸 수술로봇 시장에 중소 벤처기업이 뛰어들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래보 최승욱 사장은 "왜 해보지도 않고 겁을 먹는지 모르겠다"며 수술로봇 개발에 과감히 전력투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사람을 살리는 기술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기술적으로 도전할 만한 게 뭐가 있는지 살펴보니, 로봇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당시에는 다들 미쳤다고 했죠. 다빈치 특허벽을 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냐며 말리더군요."
최 사장은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사의 경쟁사였던 Endovia Medical에서 복강경 수술로봇 Laprotek을 제작한 Peine 박사를 공동개발 파트너로 초빙, 제품 기획에 착수했다.
래보에서 고안한 차별점은 사용자별, 시술별로 특성에 맞는 로봇을 구성하고, 타 업체 인스트루먼트 호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빈치의 경우 연간 인스트루먼트 비용만 약 10억원, 서비스 비용에 1억2000만원가량이 소요된다.
기존 복강경 수술로봇과 유사한 과정을 수행하되 다빈치 대비 크기와 무게를 20%가량 줄이고, 로봇 암은 50%, 인스트루먼트는 20% 축소함으로써 소형·경량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최승욱 사장은 "지금은 과도한 수술로봇 구매 비용 및 수술비용으로 인해 일부 대형병원에서만 로봇수술을 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산 수술로봇이 보급되면 종합병원 및 병원에서도 수술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현재 래보 수술로봇 디자인 시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5월 입체 내시경 개발을 끝내는 대로 상반기 최종 시제품 제작 및 검증에 돌입할 계획이다. 하반기 임상시험까지 마치면 올해까지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후 2011년까지 기초시장을 확보하고, 나아가 남미 등 신기술 수술 도입이 빠른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시장 진출 로드맵도 구상하고 있다.
중소기업가의 벤처 정신에서 시작한 국산 수술로봇 개발에 관심을 표시하는 병원들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승욱 사장은 "얼마 전 유명 대학병원 원장이 찾아와 진행 상황을 보고 '이 정도까지 준비하고 있는지 몰랐다'며 놀라움과 감탄사를 연발한 적이 있다"면서 "기술이 검증되면 다빈치의 가격이나 크기가 부담돼 도입하지 못했던 준종합·중형병원 등에서 더 많은 문의를 해올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