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의료기기업계의 불만을 잠재울 목적으로 야심차게 마련한 ‘끝장토론’이 업체들의 갈증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조·수입업체의 CEO 및 실무자, 허가·심사를 담당하는 식약청 담당자가 한자리에 앉아 형식과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상호 이해될 때까지 의견을 주고받는 ‘끝장 토론’에 대해 식약청에서 밝힌 성과는 ‘먼나라 이야기’라는 것.
8일 의료기기업계에서는 현재 세 차례 열린 토론회에 대해 “식약청이 업계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등 전향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전시행정 같은 토론회 개최하는 데만 의미를 두지 않기를 바란다”며 진정성을 갖고 업계와 대화하길 희망했다.
실제로 최근 열린 3차 토론에서는 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개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시간상의 이유로 종료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의료기기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데다 국정감사 일정까지 겹치면서 식약청은 분기마다 최소 1회 이상 개최한다는 목표를 세운 ‘끝장토론’의 4차 회의 일정을 아직까지 확정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참석했던 의료기기 종사자들은 “끝장 토론회가 단순 민원설명회도 아니고 정부의 정책만 전달하면 끝나는 자리이냐”며 식약청의 업무편의적 토론방식에 크게 반발한 것.
다른 참석자는 “단계적 인허가 절차 개선을 약속했지만 업계의 인허가 처리업무의 불편이 크게 줄지 않고 있다”며 “이는 식약청이 아직도 업계의 비즈니스 환경 및 애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 규제합리화 의지 및 실효성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여표 식약청장의 인사말 역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업계와의 의사소통의 확대를 통해 안전과 무관한 관행적·절차적 규제를 과감하게 없앨 것”이라는 약속 역시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불만이다.
특히 윤 청장은 “지난 3월 기존 행사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 첫 토론회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8시간 이상 연속 진행됐다”며 “총 34건의 건의사항 중 22건이 즉시 반영, 7건은 일부 수용되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업계의 불만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현장소리 오아시스를 통해 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등 이번 정부들어 의료기기업체와 만나는 채널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업체들의 불만을 어느정도 인식하고 있는 만큼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이미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대비하기 위해 진행해온 사후관리, 수거검사, 재평가, 부작용보고, 추적관리 등의 제도는 물론, 국내 시험기관에서 10여년에 걸쳐 수행해온 시험검사진행간 확보된 통계데이터를 확인, 불필요한 시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돼야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