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급여기준에 벗어난 '과잉처방'을 했을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당 약제비를 되 돌려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1심에서는 의료기관은 환자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는 만큼 과잉처방을 했다고 해도 반드시 불법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약제비를 추징·환수해온 공단 조치는 부당하다고 원고승소 판시한 바 있다.
서울고법 민사22부(조인호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서울대병원이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진료비 지급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서울대병원은 '01년 6월∼'07년 5월 환자들에 대해 요양급여기준에 어긋나는 원외처방전을 발행해 공단이 약제비용 40억4000여만원을 지급토록 했다"며 "서울대병원은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해당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병원 측에서) 부당한 과잉처방으로 공단이 약국에 불필요한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하게 했다면 해당 처방이 최선의 진료를 위한 것이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따라서 공단은 병원이 과잉 원외처방을 함으로써 초래한 손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 모씨 등 5명의 환자에 대한 처방의 경우 "비록 요양급여기준에 위반됐다고 해도 최선의 진료를 위한 의학적 근거와 임상적 경험에 바탕을 둔 것인 만큼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해 환수 금액에서 제외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01년 11월 서울대병원 의사들이 과잉 원외처방전을 발급한 사실을 적발해 허가받은 범위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삭감해야 한다는 심사결과를 건보공단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07년 7월까지 요양급여비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해당 약제비용을 차감한 금액을 지급해 서울대병원은 모두 40억4400여만원을 지급받지 못했으며, 서울대병원은 공단이 의료기관으로부터 '과잉처방 약제비'를 환수하는 조치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