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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의 웰빙강좌 11] 붕우유신
성인병뉴스 2004-08-23 오후 5:14:00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많이 듣고 많이 보았던 구절이다. 하도 많이 들어서 무감각하게 지나치던 이 말을, 한번 실천해 보아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내 나이 28살이 저물어 가던 날이었다.

어느 산행에서 만난 지금의 아내와 데이트를 하면서, 이 말이 내게 실감나게 다가왔다. 이 여자를 내 아내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사람에게는 내가 한 말을 100%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

마음먹기는 쉬운 데 실천하기는 쉽지 않았다. 업무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하고, 갑자기 새로운 일거리가 생기기도 하고, 여유 있게 약속 장소에 가다가 길이 막혀 늦어지는 경우도 생기고, 때로는 약속을 잊어버릴 때도 있었다.

어쨌든 간에 나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시간이 늦어지면 한 정거장 거리도 택시를 타고 가기도 했다. 때로는 일부러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약속 시간에 1-2분 차이로 택시를 타고 나타나기도 했었다. 내가 늦어지는 경우는 없도록 최선을 다하며, 상대가 늦어지는 경우에도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아내가 늦어질 경우 기다리기도 했지만 때로는 안 기다리고 그냥 가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약속을 나보다는 잘 지키지 못하던 아내에게 얼마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아내가 멀리서 나를 바라보고 바삐 달려올 때도 일부러 약속을 지킨다고, 그냥 차를 타고 가기도 했다. 나도 남아서 데이트를 즐기고도 싶었지만, 아내에게 내가 한 말은 지키는 신의 있는 사람으로 평가 받고 싶었다.

때로는 우리 집으로 가거나, 어떤 때는 미래의 처갓집으로 간 적도 있다. 아내가 바람을 맞았다고 코가 쑥 빠져 배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를 내며 자기 집으로 왔을 때, 집에서 밥을 배불리 먹고 배를 두드리며 기다리는 나를 본적도 있었다.

이런 세월을 보내다 보니 아내는 내가 하는 말은 무조건 믿는 사람이 되었다. 해서 깨달은 말이 있다. 공처가가 아닌 애처가가 되려면, ‘아내에게 한 약속은 무조건 지키면 된다’ 는 것이다.

믿을 수 있는 친구는 그냥 거저 생기지 않는다. 내가 믿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면, 내가 먼저 그 친구에게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 내가 그 친구에게 한 약속을 100% 다 지켜야 그 친구는 내 말을 믿을 것이고, 나와 한 약속을 100%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할 때, 친구 간에 신의가 싹트는 것이다. 이것이 붕우유신(朋友有信)이다.

다시 말해 친구는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믿을 수 없는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이가 친구인 것이다.

‘믿을 수 있는 친구가 3명이 있으면, 그 사람은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평생을 같이 할 아내에게 한 말도 지키기가 어려운 데, 생활이 다르고 환경이 다른 친구에게 한 말을 지키려면 얼마나 노력해야 되겠는가? 한 명도 아닌 3명의 친구에게 자기가 한 말을 다 지키려면,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할지 상상해 보기 바란다.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되기 어렵다고 하지만, 세상 살면서 그런 친구가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어주는 그런 친구가 있으면 세상 살 맛이 날 것이다. 무슨 얘기를 해도 나를 믿고 나를 지지해 주는 그런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눈을 감고 한번 상상의 날개를 펴 보자.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그 친구가 어느 정도 나를 믿고 신뢰할까 생각해 보자. 그런 친구가 없다면 먼저 그런 친구가 되도록 노력하자. 많이도 말고 단 한 명의 친구면 족하다. 만인의 친구가 되려 하지 말고, 단 한명의 친구에게라도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해 보자.

나는 정말 믿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고,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정넷포터 권오상 tonggimuoi@freechal.com

<권오상님은> 26년째 국선도 단전호흡을 수련한 기체조 및 단전호흡 사범으로 국회, 종합청사, 금감원 등에서 지도했고 이 분야의 강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수련을 통한 정신의 건강과 육체의 건강, 그리고 경제적 건강이란 3가지 건강의 필요성을 깨닫고 호를 삼강(三康)이라고 지었으며, '웰빙 컨설턴트'로 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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