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닦으라 하면 엄청나게 큰일인 것처럼 느끼기 쉽다. 하지만 간단하게 생각하면 참으로 쉬운 말이 ‘도를 닦으라’ 는 말이다.
도가 무엇인가. 글자 그대로 도(道)는 ‘길 도’ 자 이다. 도는 길이고, 길은 다니는 곳이다. 사람이 왔다 갔다 하면 인도요, 차가 왕래하면 차도다. 왔다 갔다 하기 쉽게 길을 잘 정비하는 것이 ‘길(도)을 닦는 것’이다. 인도를 잘 닦으면 사람이 다니기 쉽고, 차도를 잘 닦으면 차가 다니기 쉬운 것이다.
인생의 참 길이나 하늘의 도를 논하기 전에, 우리 몸속에 있는 길을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 몸속에는 피가 흐르는 길, 기가 흐르는 길, 각종 호르몬이나 림프액 등이 흐르는 길 등이 있다. 몸속의 길들이 잘 닦여져, 흘러야 할 것이 제대로 흐르면 우리 몸속의 기혈이 잘 흐르고 건강한 사람이 될 것이다.
자연재해나 사고로 길이 막혀 차가 정체되면 물자나 사람의 이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산업 활동에 지장이 있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몸에서도 기혈이 막혀 영양분이나 산소 또는 필요한 분비액이 제자리에 가지 못하게 되어 신체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몸속의 쓰레기(배설물)가 빠져 나가지 않아 병이 되는 것이다. 암이든 AIDS든 감기든 염증이든 통증이든 간에, 기혈이 제대로 순환하여 신체의 각 부분 부분이 정상적인 활동을 한다면, 발생할 리도 없고 발생했더라도 바로 나을 것이다.
기혈이 막히면 영양분, 산소 제자리에 가지 못해 병 생겨
이제부터 길이 막히는 원인을 생각해 보고, 어떻게 하는 것이 ‘길을 닦는 것’ 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길이 좁으면 길이 막힌다. ‘길이 좁다’ 는 것은 ‘통행량에 비해 길이 좁다’ 는 뜻이다. 기혈이 정상적으로 잘 통하는 데 지장이 없으면 ‘길이 좁다’ 고 하지 않는다.
길이 좁아지는 원인은 첫째, 심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살아가며 세상에 살아가기 위해 도덕과 규율을 배운다. 이러한 도덕률이 세상에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보면 사람의 행동을 제약하고 구속시키는 것이다. 혼이 난 어린 애가 어깨를 늘어뜨리고 힘이 없는 것처럼, 심적으로 위축되면 몸속의 기혈이 흐르는 통로도 위축되고 약해진다.
둘째, 노상주차는 길을 좁게 하고 통행을 막는다. 골목길에 주차한 차 덕분에 화재시 소방차도 진입할 수 없다는 기사가 종종 나오는 것처럼, 우리 몸에 들어온 영양분이나 세균 또는 중금속 같은 것이 몸에 축적되며 기혈의 통로를 막는다. 기혈의 통로에 노상 주차하지 않게 열심히 운동하여 들어온 만큼 나가게 하자. 배설이 잘 되게 섬유질을 많이 먹고, 땀을 많이 흐르게 몸을 많이 움직이자.
셋째, 쓰지 않아 길이 좁아진다. 아무리 길을 잘 닦아놓아도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 길은 좁아지고 황폐해진다. 등산하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휴식년제로 등산로를 막아 놓으면 풀이 무성해지고 길이 없어진다. 조그만 길일수록 빨리 막히는 것처럼, 우리 몸에서도 큰 핏줄 보다는 실핏줄이, 큰 기관 보다는 작은 기관이 먼저 막힌다. 부분적인 운동을 하지 말고, 전신을 골고루 움직여 주어야 몸 전체가 건강해진다.
넷째, 추워도 길이 좁아진다. 추운 겨울에는 피부에 소름이 끼칠 뿐만 아니라, 몸속의 혈관이나 경락도 수축시킨다. 특히 여자들이 예쁘게 보이려고 ‘춥지 않게’ 옷을 입는 데, 옷은 ‘따뜻하게’ 입어야 기혈이 잘 순환된다. 숙취로 머리가 아픈 것도 머리로 가는 ‘길’이 막혀서 아픈 것이고, 뜨거운 국물을 먹어 체온이 올라가면 ‘길’이 확장되어 영양 및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므로 두통이 사라지는 게 아닐 까 한다.
다섯째, 러시아워처럼 차가 한꺼번에 몰리면 길이 막히게 된다. 아무리 넓은 길도 차가 한꺼번에 몰리면, 좁은 길이 되어 길이 막히게 된다.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하면 혈관이나 경락에 무리를 주게 된다. 특히 물구나무서기처럼, 머리로 갑자기 피가 몰리게 하면 뇌일혈이나 뇌출혈이 일어난다. 운동뿐만 아니라 과다한 영양섭취도 피가 순환하는 데 지장을 주고, 산소를 과다 섭취하면 활성 산소가 되어 몸을 해치게 된다.
구부러진 길, 차 빨리 달릴 수없어 '등 쭉 펴야'
이처럼 길이 좁아서 길이 막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장애물이 있어도 길이 막힌다. 길이 제대로 뚫렸어도 사고가 나거나 자연 재해 등으로 길이 파손되거나, 장애물이 생기면 길은 막히게 된다.
사고나 세균 감염 중금속 오염 등으로 인해 기혈의 통로가 막히면 신체적인 손상, 신경성 질환, 정신적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어쩔 수없는 사고는 논외로 치더라도, 우리 몸속에 오염 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물뿐이 아니라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서도 오염되므로, 자기가 먹는 음식이나 물을 깨끗이 할 뿐만 아니라 주위환경을 청결히 하여야 한다. 공기가 나쁜 곳일수록 곱게 호흡을 하는 것도 탁기가 적게 들어오도록 하는 방안이다. 작게는 내 몸을 깨끗이 하고, 크게는 내 주위 더 나아가 환경보호운동을 하는 것이, 몸속에 장애물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방안이다.
구부러진 길에서도 차가 빨리 달릴 수 없다. 아흔 아홉 굽이는 아니더라도 영동 산간처럼 길이 구불구불하면 차가 제 속력을 낼 수 없다. 곡선보다는 직선이, 각도가 심한 길 보다는 완만한 길이 운전하기 쉽고, 사고의 위험성도 훨씬 적다. 등을 구부리면 오장육부가 눌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일상생활에서 등을 펴고, 운동을 할 때도 몸을 쭉 펴고 하는 것이 굽은 길을 펴주는 셈이다. 쭉 펴는 것이 길을 닦는 것이다.
한편 어두우면 차가 잘 달리지 못한다. 낮에 운전하기가 밤보다 쉬운 것처럼 밤에는 가로등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길이 넓고 크고 통행하는 차량이 적어도 길이 어둡고 헤드라이트마저 없다면 잘 다닐 수 없는 것처럼, 마음이 어두우면 기가 잘 통할 수 없다. ‘밝은 마음’ 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될 수 있으면 좋게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밝은 마음’인 것이다.
‘도를 닦는다’는 것은 어려운 말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차가 잘 다닐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그 이치대로 내 몸을 움직이면 바로 ‘도를 닦는 것’ 이다. 좁은 길은 넓혀주고, 장애물은 치우고, 굽은 길은 펴 주고, 어두운 길은 밝혀 주면 차는 잘 다닐 수 있다. 멀리서 도를 찾지 말고 가까이 있는 내 몸속의 길부터 제대로 정비하여 기혈이 잘 흐르도록 하자.
국정넷포터 권오상 tonggimuoi@freechal.com
<권오상님은> 26년째 국선도 단전호흡을 수련한 기체조 및 단전호흡 사범으로 국회, 종합청사, 금감원 등에서 지도했고 이 분야의 강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수련을 통한 정신의 건강과 육체의 건강, 그리고 경제적 건강이란 3가지 건강의 필요성을 깨닫고 호를 삼강(三康)이라고 지었으며, '웰빙 컨설턴트'로 활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