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의학열정 후학들에 남김없이 쏟을 터”
넉넉한 품성과 따뜻한 가슴 가진 의사 양성
디지털 프로젝트 통해 의료계 리더 산실로 육성
이성낙 가천의과대학교 총장
국내 최고의 피부전문의로 꼽히는 이성낙 교수가 가천의과대학교 신임총장으로 취임했다. 세계 최초로 희귀 질환인 베체트병의 원인을 밝혀내고, 미국 피부과학회 국제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세계 무대에서도 명성이 높은 이 총장은 3명의 전직 대통령의 주치의를 맡을 만큼 피부과 분야 발전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왔다.
지난해 아주대학교를 정년퇴임하고 '남은 의학열정을 후학들에게 남김 없이 쏟아 부을 각오'라는 이 총장은 "국내외 학회 참석은 물론, 대학이나 단체 등의 강의 요청에 여기저기 원고청탁까지…. 야멸 차게 거절할 수도 없고, 올 4월에는‘의료현장 폭력추방 추진위원장’이라는 완장까지 달아 줘 권위적 의료행위 근절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이율배반적이지만 현직에서 떠나왔으나 불러주는 곳이 많아 나름대로의 존재가치도 느끼고, 아직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싶다고 한다.
가천의대의 제4대 총장에 취임한 것에 대해“가천학원의 위상과 이미지에 맞는 총장상을 유지하면서, 친근하고 가족적인 학교 분위기 조성. 학생들과 어울리는, 사람 내음 나는 총장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가천의과대학교를 국내 제일의 대학으로 발돋움시킬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고 한다.
"21세기에는 가천의과대학교가 문화를 선도하면서 지식을 경영하고, 디지털 프로젝트를 통해 앞서가는 의료계 리더의 산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가천의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과 관련“2005년은 우리나라 의과대학 교육에 새로운 전기를 만드는 첫 해로 가천학원의 설립이념인 ‘박애, 봉사, 애국’의 임무를 다하는 의사 양성의 시작으로 그만큼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은 교수들이 미리 정해놓은 전문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교육보다는 학생들의 숨은 자질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는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의 능력을 발휘하는 길을 열어주는 쪽으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어찌 보면 자식 같은 후배들에게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최대한 물려줄 생각이라면서 21세기 리더십은 강압적이거나 힘의 논리에 지배당하는 수직적 리더십이 아니라 믿음을 바탕으로 한 수평적 리더십, 즉 환자를, 동료를, 사람을 먼저 섬기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21세기형 리더를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문지식을 가진 이지적인 의사보다는 넉넉한 품성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의사를 배출하는 데 주안을 두고, 의학과 생명과학이 나란히 나갈 수 있는 대학으로 21세기 의료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국내 의과 대학 가운데 ‘선(先)병원 후(後)의대’형식으로 발전한 모델이 몇 곳 있다. 즉, 병원이 먼저 지어지고 나중에 의과대학교가 설립된 형태인데, 이들 대학은 일정 부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병원이 먼저 설립되어 유지돼 왔으므로 대학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많은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가천의과대학교도 마찬가지의 경우인데,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직면한 과제는 병원 위주의 마인드를 의과대학교의 아카데믹한 마인드와 적절히 조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최초로 대학에 병원 봉사 실습제도를 도입했던 그 열정과 인성교육을 중요시해온 마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어진 과제들을 성실히 수행해 낼 것”이라고 했다.
신임 이 총장은 보성고, 독일 Marburg대학 의예과 및 Muenchen대학 의대를 졸업한 후 독일에서 의학박사 학위, 교수자격을 취득한 것을 기점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했으며 연세대학교 의료원 기획조정실장, 아주대학교 의대학장, 동대학 의무부총장겸 의료원장, 재단법인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원장, 한국의학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제 베체트병 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학력]57년 보성고졸 62년 독일 Marburg대 의예과졸 66년 독일 뮌헨대 의대졸 69년 의학박사(독일 뮌헨대) 6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피부과학실 전문의과정 수료
[경력]75∼90년 연세대 의대 피부과 부교수ㆍ교수 85년 同기획조정실장 90∼2003년 아주대 의대 피부과 교수 90∼94년 同의과대학장 94∼98년 同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94년 대한의학회 부회장 95년 미국 피부과학회 국제위원 97년 대한피부연구회장 99년 아주대 의대 의무부총장 99년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초대원장 2000년 (주)아주메딕스 설립ㆍ공동대표이사(현) 2003년 아주대 석좌교수(현) 2004년 가천의과대 총장(현)
이 총장은 현재 노인층까지 무분별하게 남발되고 있는 머리염색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서 주목받은바 있다.
이 총장은 "머리를 염색하는데 사용되는 염모제의 주요 성분은 파라페닐아민ㆍ디아미노토루엔스ㆍ디아미노아이솔 등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라면서 "문제는 이러한 화학물질이 독성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위험성이 높아 두피 화상이나 모발손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머리카락에 색을 내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검은색을 연하게 만드는 탈색과 원하는 색을 얻는 염모제에 의한 염색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암모니아나 과산화수소 뿐만 아니라 때로 과황산암모늄 같은 자극성이 강한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중 대부분 미용실에서는 이들 물질의 화학반응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전열기구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면서 "전열 캡에서 발사되는 고열로 인해 발생되는 환경호르몬 등 유해 화학물질의 경우 호흡기를 통해 폐로 흡입되거나 두피 조직을 통해 머리로 흡수될 수 있는데 이는 원자폭탄에 의한 '피폭현상'에 견줄 수 있다"고 경고 했다.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머리염색의 경우 평생 반복함으로써 입게 될 건강상의 손실이라는 지적이다.
이 박사는 그러나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화학물질의 무분별한 사용을 규제하고 감시해야 할 보건복지부나 식약청이 이러한 폐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면서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전열 캡은 반드시 사용을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