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에서는 이 방헌 교수(한양의대 내과)를 ‘의리 맨’이라고 부른다. 활동분야도 많고 다방면에서 열성적인 참여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학회 등 이 교수가 참여하는 학회 활동에는 헌신적이다.
현재 한양대학교병원 백남심장센터소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대한순환기학회 이사, 대한심초음파학회 부회장,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학회 활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성인병예방협회 등 관련 분야 발전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여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온화한 표정만큼 "정이 깊다"는 것이 주위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이 교수는 그런 한편으로 에세이문학의 추천을 받아 수필가로 등단하는 등 문학에 대한 깊은 열정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의사들의 수필모임인 수석회의 회원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이 교수는 최근 의사들이 가운 속에 넣고 다니며 쉽게 볼 수 있도록 3×6 사이즈의 「고혈압 진료 매뉴얼」을 출간하여 상당한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은 복잡한 이론을 배제하고 일상진료에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진단과 치료를 위해 실제적, 임상적 접근을 시도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교수가 요즘 가장 몰두하고 있는 관심사는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있을 국제고혈압학회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는 것이다.
지난 4월 이 교수는 아시아태평양 조직위원장에서 신임 회장으로 자동 승계 된 바 있다.
"2005년 국제학회는 대만, 인도 등과 경합을 벌인 결과 한국에서 어렵게 유치하는 만큼 그 어떤 때보다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회장 임기가 보통은 2년이지만 2003년 열릴 예정이던 국제 학회가 연기되면서 임기가 줄어들어 기간상으로는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학회 관계자들은 이 교수가 2002년부터 조직위원장을 맡아왔고, 충분한 준비를 해왔던 만큼 큰 문제없어 개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 의료진들의 세계화 진출에 발판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국내 고혈압 학회의 발전 및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 교수의 야심이다.
제4회 아시아태평양 국제고혈압학회는 「New Paradigm for Target Risk Control」이라는 주제로 내년 6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힐튼호텔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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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전단계」심혈관계 합병증 2배 더 발생
고혈압 경시로 뇌출혈, 협심증 등 합병증 증가
이 교수는 "최근 문명의 발달과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고혈압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률은 성인에서 27-31%로 추정되며 고혈압을 경시하거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서 뇌출혈, 심부전증, 협심증, 심근 경색증과 같은 합병증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에게서 고혈압의 새로운 진단기준 등「고혈압의 모든 것」과 「심장병 예방을 위한 생활 요법」을 알기 쉽게 풀어 본다.
■고혈압의 새로운 진단기준
고혈압의 예방, 발견, 평가 및 치료에 관한 미국 합동위원회(JNC) 제7차 보고서에서는 고혈압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했다. 이 정의 에 따라 정상혈압은 수축기혈압 120㎜Hg미만, 확장기혈압 80㎜Hg미만으로 정의하고 수축기혈압 140㎜Hg , 확장기혈압 90㎜Hg 이상을 고혈압이라고 했다. 140-150/90-99㎜Hg를 제1단계 고혈압, 그리고 160/100㎜Hg이상을 2단계 고혈압이라 하여 3단계 고혈압과 하나로 합쳤다.
또 종전과 달리 120-139/80-890㎜Hg 를 고혈압 전단계라 하여 새 항목을 추가했다. 고혈압 전단계는 하나의 질환 범주가 아니고 고혈압으로 이행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고혈압 전단계는 혈압이 낮은 사람보다 심혈관계 합병증이 약 2배 더 발생한다.
혈압이 서로 다르게 분류되는 경우에는 높은 단계의 혈압을 적용한다. 50세 이후에는 140㎜Hg이상의 수축기 고혈압은 확장기혈압 보다 더 중요한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이다.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율(30세이상)은 수축기혈압 140㎜Hg이상, 확장기혈압 ㎜Hg90㎜Hg이상을 기준으로 했을 때 남자는 31%, 여자는 27%이다.
■원인
고혈압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서 본태성 고혈압이라고 하고 90% 이상은 여기에 속한다. 드물게 신장이나 호르몬 이상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이라 하며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면 고혈압이 해결된다. 고혈압은 유전적 소인이 있으며 소금 섭취량이 많은 사람과 비만한 사람에서는 고혈압이 쉽게 발생하고 흡연과 과음도 혈압을 상승시킨다. 그밖에 스트레스, 계절적 요인 등도 혈압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과 합병증
본태성 고혈압은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반면에 이차성 고혈압은 원인 질환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두통, 현기증, 코피 등이 고혈압의 증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그리 흔한 증상은 아니다. 고혈압 환자의 두통은 대부분 고혈압과 무관한 긴장성 두통인데 만약 고혈압 때문에 두통이 발생했다면 매우 혈압이 높은 소위 악성 고혈압일 경우가 많다. 두통은 아침에 심하고 뒷목 부위에 오며 혈압이 내려가면 두통도 호전된다. 현기증은 고혈압 환자가 약을 먹다가 혈압이 너무 떨어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코피는 고혈압 때문이라기 보다는 혈압이 높아 빨리 멈추지 않는 경향이 있을 뿐이다.
고혈압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뇌출혈을 들 수 있다. 뇌출혈이 발생하면 갑자기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고 감각 이상이 오거나 말을 못하게 되며 심한 두통 및 구토와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지며 수일 내에 호흡 마비로 사망하기도 한다. 고혈압은 심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고혈압이 오래되면 심장은 두꺼워지고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여 호흡이 곤란해지며 때론 밤에 숨이 차 눕지 못하고 앉아 있기도 한다. 고혈압 환자에서는 심근이 두꺼워 산소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협심증이 더 쉽게 그리고 더 심하게 나타난다. 고혈압이 오래되면 신장 기능이 떨어져 빈혈이 오거나 얼굴과 사지가 붓는다. 또 고혈압 환자는 눈의 망막이 분리되고 안구의 혈관이 터져 시력을 잃기도 한다.
■고혈압의 치료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오래 방치하면 동맥 경화가 빨리 진행되며 혈관 협착이나 파열 등의 합병증도 조기에 발생한다. 그래서 모든 본태성 고혈압은 가급적 빨리 치료함으로써 합병증으로 인한 막대한 고통을 줄이고 수명도 연장시켜야 한다.
고혈압의 치료는 크게 비약물 요법과 약물 요법으로 구분하며 비약물 치료는 약물 요법과 병행하여 평생 계속해야 한다. 비약물 요법을 생활 요법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는 체중 조절, 염분 섭취 제한, 운동, 음주 제한, 금연, 스트레스의 완화, 콜레스테롤의 조절 등이 있다. 생활 요법으로 혈압 조절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약물로 혈압을 낮추어야 한다. 고혈압 치료 약제로는 이뇨제, 교감신경 억제제, 칼슘 길항제, 혈관 확장제 및 전화효소 억제제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각각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처방이 다르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하고 약국에서 함부로 사먹은 것은 위험하기도 하다.
고혈압은 정상 혈압까지 내려야 하며 먹고 있는 약 이름과 용량, 그리고 부작용을 의사에게 물어 알고 있어야 한다. 오랫동안 정상 혈압이 유지되는 환자는 약의 양을 차차 줄여서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약을 중지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에서 혈압이 다시 올라가 약을 다시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심장병 예방을 위한 생활 요법
심장병의 발병 및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 금연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수축하여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 벽이 손상되어 동맥 경화가 더 잘 생기는데 비흡연자에 비해 3배 내지 5배 더 위험하다. 1년 동안 금연하면 위험성은 금연 전에 비해 반으로 줄어들며 2년 이상 10년간 금연해야 비흡연자와 비슷해진다. 흡연은 또 부정맥을 일으키기도 한다.
저타르, 저니코닌 담배라고 안전한 담배란 없다.
2) 콜레스테롤을 낮추어야 한다.
동맥 경화가 생긴 혈관을 보면 항상 콜레스테롤이 다량 발견된다. 이는 혈중에 떠다니는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침착되고 혈액의 엉김이 촉진되어 죽상 경화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상승은 유전이기도 하지만 지방질을 많이 섭취하는 현대인의 식사습관이 특히 문제가 된다. 콜레스테롤은 혈액 100cc당 200mg 이하가 가장 이상적이며 240mg을 초과하면 사망 위험률이 2배로 증가한다. 정상인이라도 5년에 한번 정도는 콜레스테롤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고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은 더 자주 측정하여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쇠고기, 달걀, 버터, 치즈, 간, 생선 껍질, 새울, 오징어, 굴 등 대체로 씹어서 고소한 맛이 나는 것으로 이들을 피해야 하고 조리 시의 기름도 동물성 기름 대신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어?육류의 섭취를 줄이는 대신 신선한 채소나 과일, 잡곡, 콩, 해조류 등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음식 조절로도 콜레스테롤이 낮아지지 않으면 반드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3) 짜게 먹지 말아야 한다.
소금은 혈압과 관련이 있다. 구미인의 하루 식염 섭취량이 평균 10그람이고 일본인은 12그람인데 비해 우리 나라는 약 15그람으로 소금 섭취량이 많은 편이어서 하루 10그람 이내로 줄이는 것이 좋다. 소금 섭취를 줄이면 혈압이 떨어지고 칼슘의 뇨 배설을 줄여 골다공증도 예방할 수 있다. 조리 시 소금을 적게 쓰도록 하고 평소에 온 가족이 싱겁게 먹는 식사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필요시에는 무염 간장이나 대용 소금을 활용하고 가공 식품, 인스턴트 식품(라면, 햄버거), 김치 등 소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적극적으로 피해야 한다.
4) 과체중과 비만을 막아야 한다.
지방질이 많아 비만한 사람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잘 발생하며 콜레스테롤이 높아 협심증이나 심근 경색증이 잘 온다. 비만은 표준 체중보다 10% 이상 높은 상태를 말하는데 표준 체중은 (키-100)×0.9㎏으로 계산한다. 예로써 신장 170㎝인 사람은 63㎏이 이상 체중이고 69.3㎏ 이상이면 비만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상체 또는 복부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허리 둘레가 힙보다 더 큰 사람들은 심장병이 많고 사망률도 증가한다. 체중 감량을 위한 일반인의 생각 중 가장 잘못된 것은 잘 먹고 운동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음식을 줄이지 않고는 체중 감량은 불가능하다. 햄버거 하나를 먹고 350칼로리를 소비하기 위해 18분간 뛰거나 1시간을 걷기 운동을 해야 하는데 하루 1시간 운동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고혈압 환자가 체중을 10㎏을 줄이면 수축기압 25mmHg, 확장기압 10mmHg정도 떨어진다. 특히 어린이나 청년층의 고혈압에서는 체중 조절이 더욱 중요하다. 음식을 적게 먹고 칼로리를 소모시키는 운동을 병행하면 혈압은 더욱 잘 내려가고 동맥 경화증도 예방된다.
5) 운동을 해야 한다.
신체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동맥 경화와 고혈압의 발생이 낮고 사망률도 감소한다. 운동을 하면 심장이 훈련되어 낮은 맥박과 적은 양의 산소로도 혈액을 충분히 공급해 준다.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흡연량도 줄어들며 혈압도 감소시켜 주고 열량 소비도 늘어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운동은 산소를 많이 섭취할 수 있는 걷기, 등산, 조깅, 수영, 줄넘기,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다. 반면, 역도나 밀기, 당기기, 던지기, 팔씨름 등과 같은 무산소 운동은 오히려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장에 무리를 준다.
운동을 하기 전 반드시 5~10분 준비운동을 하고 나서 30~60분간 본 운동을 하고 운동을 마친 후에는 5~10분 간 마감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운동은 최소한 주 3~4회는 해야 심폐기능을 유지할 수 있고 수개월을 꾸준히 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높은 강도의 운동보다는 운동 시 약간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하는 것이 좋고 매일 30~45분씩 속보를 걷는 것도 좋다.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이 된 현대인에게 운동은 건강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길이다.
6)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
성격이 급하고, 과격하고, 지기를 싫어하는 야심찬 사람들, 조급하게 일을 추진하다가 쉽게 좌절하는 사람에게 심장병이 잘 생긴다. 근심, 걱정, 공포, 초조 등 지속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도 혈압을 올려 뇌졸중이나 심장 발작을 일으키고 부정맥을 야기할 수 있다.
정신 노동자는 산보, 하이킹, 자전거 타기, 달리기, 수영, 골프, 배구, 배드민턴 등 신체 활동이 좋고 육체 노동을 주로 하는 이들은 근육 피로회복을 촉진하는 가벼운 운동, 독서, 음악 감상, 연주, 장기, 바둑 등으로 스트레스를 빨리 풀어야 한다.
7) 술을 절제해야 한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혈압이 상승하며 체중도 증가하고 열량 섭취 증가로 혈액에 중성 지방이 증가하기 때문에 심장병의 위험도 높아진다. 소량의 음주는 혈압과 심장에 나쁘지 않지만 알코올로 30그람이 넘으면 위험하다. 즉 맥주는 1.5~3.5잔, 소주는 2.5~3잔, 위스키는 1.5~3잔, 와인은 1~2잔 이상은 좋지 않다.
8) 건강 진단
모든 성인은 1년에 한번씩은 정밀 건강진단을 받아야 하며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혈압, 협심증,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물론 두통, 흉통, 어지러움증, 무력증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전문의에게서 철저한 검사와 관리를 받아야 하며 주치의와 자주 상담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