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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칼럼】“명단공개 得보다 失이 크다”
  2016-08-24 오전 10:43:00
한국제약협회가 리베이트 의심기업 무기명 설문조사 결과를 이사회에서 공개했다. 리베이트 의심기업으로 지목받은 회사는 1곳이다.

협회 측은 이번 결정과 관련 제약기업 상당수가 우려를 보이는 것은 알고 있지만, 기업에 대한 제재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제약 산업 전반적인 공정거래시스템 정착이 궁극적 목적이라며 의심기업 공개를 강행했다.

그러나 이번 명단 공개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크다.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어쩌면 「회원의 복리 증진과 권익옹호 도모」라는 제약협회의 존재 의미부터 되새겨 보아야한다.

그동안 준비한 CP자율점검 지표가 만들어졌고, 제약사들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명단공개를 통해서라도 윤리경영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협회의 설명도 일면 일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기조가 계속될 경우 협회의 존립 목적과는 다르게 앞으로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공조체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고, 이는 제약 산업 전반의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다.

수사권도 없고 권한도 없는, 여기에 회원사를 대변해야 할 제약협회가 근거도 없이 투표결과만 가지고 섣부른 공개를 했다는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가 없다.

협회 임원진을 역임한 한 제약 기업 CEO의 말처럼 “협회 이사社 50곳, 아니 전체 제약 기업 가운데 이 문제와 관련하여 완벽하게 깨끗하다고 말할 수 있는 회사가 과연 있겠는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 연루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설문조사 방식이라는 것이, 그리고 참석자들이 오너 보다는 전문경영인이 대부분인 대표이사 또는 대표이사의 위임장을 소지한 CP 담당 임원이 진행했다는 점에서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막말로 특정회사 보다 영업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전가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도 있는 것이고, 경쟁사회에서 누가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할 수 있겠는가”라는 반문이다.

특히 협회가 앞으로도 이러한 설문조사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고 보면,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영업실적이 우수한 기업이 계속적으로 명단의 희생양이 된다면 공멸밖에 더 있겠느냐는” 푸념이다.

명확한 근거도 없이 시장에서 맴도는 단순한 의심만으로 특정 회사의 명단을 공개한 것은 緣木求魚의 근시안적인 행정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至難하겠지만 어떻게 하면 회원사들의 권익을 옹호하면서 제약 산업의 전반적인 공정거래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갈 것인가 라는 고민 보다는, 손쉬운 제제의 수단에 의존하고 있다는 관점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현 회장단의 구성과 관련하여 협회의 정체성과 연관하여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사실 지금까지 제약 업계의 특수성을 무시한 사후 처벌 위주의 행정 편의주의적 정책으로 제약 산업의 육성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했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

산업육성이라는 장기적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정도를 무시하고 임기응변식의 땜질 처방으로 더 많은 부작용을 야기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그러한 조치가 단기적으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던 것도 현실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제약 여건 하에서는 한 품목이 롱런하면 산업의 볼륨이 자연스럽게 커지게 되고, 그것은 또 “마진이 있는 곳에 유통이 존재한다.”는 시장의 원리에 따라 여러 문제를 발생시켜 왔던 것인데 그 동안 정책당국은 손쉬운 가격 자르기와 제약 기업의 비리 발굴에만 너무 치중해왔다는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이제 공정경쟁규약을 준수하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게 되었다. 누가 누구를 단죄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지켜 나가야 할 질서라는 관점에서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다.

정부당국도 이러한 제약업계의 자발적인 자정노력을 존중하여 지금과 같은 무차별적인 리베이트 조사 문제를 시급히 시정해야 한다.

잘 살려면 잘 살 자질을 갖춰야 그 살림이 깨지지 않는다. 거래질서 지키기는 이미 실행되고 있다. 그것이 시대적 요구다. 정부당국은 그날 이후 확실한 처벌을 정착시켜나가면 된다.

그러한 바탕을 착실하게 다져 나갈 때 제약 업계 자율화 발전의 초석도 기대할 수 있다.

【황보 승남 편집국장 hbs54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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